박종철 열사와 인연은 참 각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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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열사와 인연은 참 각별
  • 박철
  • 승인 2018.07.3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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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정기 어르신 부산시민 추모제

어제 저녁 고 박정기 어르신 부산시민 추모제에서 제 아내 김주숙 선생이 낭독한 것입니다.


박정기 어르신께서 이 세상과 작별하시고 먼 길을 떠나시게 되어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마지막 인사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박정기 어르신과 저희 엄마는 30년 전 민주화 유가족협의회에서 만나 같이 활동을 하셨습니다. 두 분 다 사랑하는 아들을 이 나라의 민주화의 제단에 바친 아픔이 있어서 매우 각별하게, 친구처럼, 동지처럼 가깝게 지내셨습니다.

저의 엄마는 14년 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내일 모레가 기일입니다. 엄마가 살아계셨을 때 박정기 어르신이 민주화 유가협 활동을 가장 앞장서서 열심히 하신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습니다.

24년 전 저의 엄마 칠순잔치 때 박정기 어르신이 오셔서 축사를 해주셨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14년 전 저의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박정기 어르신이 오셔서 많이 우셨습니다. 엄마 영정사진 앞에서 흐느껴 우시던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15년 전 저희 가족이 부산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 해마다 5.18민주화 운동 기념식이나 6월 항쟁기념식 때 박정기 어르신을 뵙고 김의기 누나라고 인사를 드리면 저희 엄마 얘기를 해주시며 저의 등을 토닥여 주시던 따뜻한 모습을 이제 다시 뵐 수 없게 되어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박종철 열사와의 인연은 참 각별합니다. 저의 둘째 아들 의빈이가 혜광고등학교를 나왔고, 제 남편 박철 목사가 30년 전 강원도 정선에서 박종철 열사추모기도회를 준비하다가 가택연금을 당하는 일을 계기로 운동권 목사의 길을 걷게 되었고, 지금은 박종철 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정기 어르신 아들 박종부 선생은 제 동생 김의기의 서강대학교 2년 후배입니다.

제 동생이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참혹산 살육행위를 목격하고 그 해 5월 30일, 서울 기독교회관 6층에서 계엄군의 장갑차 사이로 투신을 했었는데 벌써 38년이 지났습니다.

38년이 지나는 동안 제 동생의 죽음을 기억해주고 가장 앞장서서 김의기 열사 추모제를 이끌어주신 분이 박종부 선생입니다. 현재 김의기 열사 기념 사업회 준비위원장을 맡고 계신 참 고마운 분입니다.

이제 박정기 어르신을 다시 뵐 수는 없지만 아들을 이 나라의 민주화 제단에 바치고 힘들고 아픈 세월을 꿋꿋하게 살아내신, 어르신의 민주주의에 대한 뜨거운 정신은 우리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입니다.

박종철 열사 아버님,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 천국에서 그립던 아드님 만나시고 저희 엄마 만나시면 꼭 안부전해주세요. 박정기 어르신, 안녕히 가십시오.

2018년 7월 29일 김주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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