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곡선의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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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곡선의 길을 간다
  • 박철
  • 승인 2018.07.1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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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 직선 달려가지 말라

가만 생각해보면 자연은 곡선의 세계이고, 사람이 만든 인공적인 것은 직선의 세계이다. 산, 나무, 계곡, 강, 바위, 초가집... 그 선은 일정하진 않지만 모두 굽어 있다. 반면 사람이 만든 고속도로, 아파트, 빌딩, 책상, 전자제품 등. 도시에서 누리는 모든 것은 사각(四角)이다. 생명이 있는 것은 곡선이고 죽은 것은 직선이다. 어쨌든 도시나 산촌이나 사람만은 곡선이다.

이명박의 4대강 토목사업의 내용이 무엇인가? 굽은 것을 곧게 펴고 보를 설치하고 수심을 깊게 한 것이다. 자연스러움을 파괴하고 인위적인 강으로 만든 결과, 지금 4대강은 죽음의 강이 되고 말았다.
박노해 시인은 그것을 예리하게 관찰했다. 현대인들에게 직선으로 달려가지 말라고 외치고 있다.

직선이 없다 -박노해

직선으로 달려가지 마라
아름다운 길에 직선은 없다
바람도 강물도 직선은 재앙이다
굽이굽이 돌아가기에
깊고 멀리 가는 강물이다

깊이 있는 생각
깊이 있는 마음
아름다운 것들은 다
유장하게 돌아가는 길

그렇게 빨리 어디로 가는가
그렇게 앞서 어디로 가는가
직선으로 달려가지 마라
우리 인생에는 직선이 없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는 여전히 직선이 대세이다. 바로 지시하고 바로 반응하고 길들은 산을 뚫어도 스트레이트로 뻗어야 하고. 건물들은 눈치껏 가로 세로 맞추고, 사람들은 안전선 밖에 일렬로 서야 하고 아직도 우리 주위엔 직선이 대세이다.

직선이 쉽고 편하고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직선은 굳으면 칼날이 된다는데 아직도 우리 주위엔 직선을 더 선호한다. 심지어 교회에서 조차 직선을 강조한다. 목사 말이 떨어지자 마자 "아멘" "믿습니다"고 대답한다. 그런 맹목적인 믿음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깊이 생각하거나 주체적인 곡선의 신앙하고는 거리가 너무 멀다.

그러나 우리 좁은길공동체는 직선보다 곡선을 선망하고 선호한다. 그 길은 좁은 길이기도 하다. 그 길은 곧게 뻗어 가기 편한 직선의 길이 아니다. 그 길은 험하고 좁아서 사람들이 기피하는 길이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데 바보같이 우리는 그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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