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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반석을 세우자
소성리 진밭교 아침기도회(18. 6. 28)
2018년 06월 28일 (목) 10:16:50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마태 7:24-27 “평화의 반석을 세우자”

내일은 6.29선언 31년 되는 날이다. 31년 전 일이지만 생생하게 기억난다. 마침 그 날이 예비군 훈련받는 날이었다. 한참 훈련을 받다가 중단하고 전 예비군을 강당으로 모이게 했다. 그리고 TV를 틀었는데,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6.29 선언을 발표하는 것이다. 대통령직선제를 받아들이고 김대중을 사면복권한다는 내용이었다. 방송을 듣던 예비군들이 모두 와! 하고 함성을 질렀다. 6월 항쟁 구호가 호헌철폐, 독재타도였고, 구체적으로 대통령 간선제를 폐지하고 직선제를 하고 김대중을 사면복권하라는 요구였는데, 정권이 그 요구를 그대로 받은 것이다. 87년 6월은 늘 구경만 하던 넥타이부대까지 시위에 참가할 정도로 전두환정권이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인지라, 노태우가 결단하여 전두환과 담판해서 6.29 선언을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 뻥이었다. 전두환이 노태우에게 연출시킨 것임이 뒤에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문익환평전을 읽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6.29 선언 역시 미국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평전 원문을 인용하면, “미국은 1987년 6월 20일, 백악관에 한국대책특별반을 편성해 운영하는 등 당황한 빛을 보이더니, 한국 민중의 시위가 반미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여 직선제 개헌 수용을 종용했고, 전두환 정권은 노태우 대표를 내세워 6.29 선언을 발표하게 했다.” 한미간 역학관계를 따져보면, 매우 간단한 이치인데, 어째서 6.29 선언에 미국의 압력을 생각하지 못했는지 나도 여전히 순진하다. 그렇다면 미국의 압력이 단지 6.29 선언에만 그쳤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큰 틀에서 정치과정을 전반적으로 조정했을 게 분명하다. 그 뒤 진행된 정국상황을 보면, 좋았던 날은 6.29 딱 하루에 불과했다. 사면복권된 김대중과 김영삼은 서로 대통령후보가 되기 위해 양보없는 힘겨루기를 했고, 결국 단일화에 실패하여 노태우가 어부지리 당선이 됐다.

그런데 6.29가 ‘속이구’였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 때 예비군훈련장에서 군부대가 보여준 친절을 생각해 보니, 그것도 다 정권의 사전기획이었다는 판단이다. 그렇게 훈련까지 중단하고 정확하게 시간에 맞춰서 모든 예비군에게 6.29 선언 발표를 보게 한 것 자체가 무언가 수상한 연출이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전두환정권이 재집권을 위해 이미 그때부터 치밀하게 선거부정을 기획, 준비해 왔다는 의심이다. 아니나 다를까 선거개표 뚜껑을 열면서 엄청난 선거부정이 일어났다. 예를 들면, 개표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개표결과가 방송으로 나온 것이라든지, 개표율과 관계없이 일치감치 노태우당선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구로구청 부정투표함 사건은 전국의 수많은 개표소에서 일어난 일이 재수없게 들통난 경우였다. 하지만 국민들은 정권교체 실패가 너무 큰 아픔이어서 선거부정은 국민적 관심사가 되지 못했다. 노태우정권은 구로구청에서 투표함을 사수하는 민주시민들을 경찰폭력으로 다 제압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재집권 가도를 달렸다. 전두환 노태우의 연장집권으로 한국사회 민주화는 더욱 뒷걸음질 쳤다. 민중의 간절한 염원은 다시 꺼꾸러졌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권력욕심에 민중의 염원을 배신한 양김이 야속할 뿐이다.

오늘 성서말씀은 예수님의 산상수훈 결론 말씀이다.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은 반석위에 집을 지은 사람 같고, 말씀을 듣기만 하고 행하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사람 같다고 했다. 한국현실에서 말하자면 ‘반석 위의 집’은 민주주의, 정의, 평화, 민중생존권을 든든하게 지키는 일이다. 반대로 ‘모래위에 집’은 허장성세, 겉만 화려하고 속은 빈 현실이다. 모래 위의 집은 노동자, 민중, 사회약자들의 행복권, 생존권이 벼랑에 몰려 있는데, 계속 가진 자들의 입장만 부르대는 현실이다. 어제 또 한 분의 쌍용 해고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정부의 약속위반에 자결로 응답한 것이다. 가만 보면 이 정권이 지키지 않는 공약이 허다하다.

사드배치도 그렇다. 사드배치로 성주, 김천 사람들은 매일매일 사드 물러가라는 데모가 일상이 되고 하루종일 노동하고 저녁에는 또 집회에 나가서 사드반대를 외치고 있는데, 그런 고통은 모르쇠한다. 그저 경찰 풀어서 제압하는 게 능사다. 이런 상태에서 비나 홍수, 바람이 몰아치면 어떤 양상이 벌어질지, 마냥 낙관할 수 없다. 노동자 민중 사회약자들의 생존권, 행복권이 살아야 반석 위의 집이다. 그러므로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우리의 사드철회 투쟁은 더욱 중요하다. 이 나라를 평화의 반석으로 세우는 밑돌이기 때문이다. 그 날이 오기까지 오늘도 힘차게 걸어가자.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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