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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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 박성율
  • 승인 2018.05.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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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북구 장위 7구역 철거민의 넋두리

농부가
너를 속일지라도
결코 슬퍼하거나 서러워 마라
그것은 농부의 뜻 이니라
네가 농부의 생각을 바꿀수 없음은
모두가 알고있는 까닭이다


농부가
너를 베어 던질지라도
결코 저항하거나 싸우려 마라
낫과 괭이로 너를 찍고파는
농부의 손길은 매정하고
맨몸으로 맞서는 너는 나약하여
이길수 없음을 아는 까닭이다

농부가
원하는것은 열매인데
늙고 병든 너는 열매를 맺지못하니
젊고 열매를 많이 맺는알곡을
네 자리에 심기바라는
농부의 의지는 확고하구나

농부가
갖기를 원하는 옥토는
네가 피와 땀으로 일구었을지라도
힘과 권세를 가진 농부의 뜻이 그러하니
법과 지식을 가졌을 지라도
이를 거스를수 없는 서글픔은
네가 이땅에 뿌리 내렸음 이리라

농부가
원하는 것은 네가 뽑혀져
썩어서 자양분이 되는것인데
네 위치를 망각하고 울부짖으면
더 큰낫과 괭이로
네몸을 찍어 불태울뿐이라

농부가
너를 불태울 지라도
결코 성내거나 노여워마라
그것은 너의 숙명이니
늙고 병든너는 세상에 쓸모없고
젊은 알곡의 성장에 방해가되는
너의 이름이 집초이기 때문이다

#장위7구역 철거민의 넋두리#**

위 글은 장위 7구역철거민으로 근무 중인 조한정 위원장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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