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이 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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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이 된 사람들
  • 양재성
  • 승인 2018.03.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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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더라도 십자가 그 길 걸어가자

 밀알이 된 사람들
예레미야 31장 31~34절, 요한복음 12장 20~33절


• 이명박 소환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렀고 그 죄명이 스무 가지도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증거가 확실한 문서를 제시하자 조작되었다고 말했고 받은 돈이 밝혀지자 형에게 빌렸다고 진술하는 등 참모들의 진술도 다 자기들의 죄를 가볍게 하기 위한 허위진술이라고 치부하였습니다. 대부분 혐의를 참모들에게 떠넘겼고 온 가족이 연루된 세기적인 사건입니다. 하지만 소환과정에서 보았듯이 그를 지키려는 측근들은 불과 10여명에 불과했고 그를 도왔던 측근들은 대부분 그를 불신하여 등을 돌렸습니다. 서울시장 시절부터 돈을 챙긴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30조원이 넘는 삼성과의 거액의 커넥션이 드러나고 있는 중이어서 지금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란 말도 있습니다. 혹자는 죄질이 아주 더럽고 인간성이 치사하여 최악의 수준이라고 합니다. 우리시대의 권력형 비라가 만든 또하나의 괴물입니다.

그가 검찰에 소환되어 포도라인에 서서 한 말은 정치보복 운운하면서 참담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참담, 그의 뻔뻔함이 배어나온 말입니다. 그의 뻔뻔함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의 참담함이 하늘을 찌르는 이유입니다.

• 새로운 언약
이집트 제국에서 해방되어 평등 공동체를 세운 가나안 땅의 히브리 공동체는 끝내 왕을 세우고 타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권한이 강화된 왕과 그의 친위 세력들은 하나님의 법을 떠나 제국의 질서를 따르며 온갖 악한 짓을 저지릅니다. 결국 불의한 권력에 억압당하던 민중들이 하나님께 호소하며 기도합니다. 그 호소를 외면할 수 없는 하나님은 그 한 맺힌 소리의 진상을 알아보려고 땅에 내려오십니다.

하나님은 그 원인이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하는 제국 권력의 비대함과 하나님 신앙을 배반한 언약의 파괴에 있음을 알고 당신의 종인 예언자들을 보내십니다. 예언자들은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의 법도를 따라 살자고 호소하고 돌아오지 않으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권력과 부에 정신이 마비된 권력자들은 측근인 거짓 예언자를 세워 하나님이 보낸 예언자들을 비난함으로 물타기를 시도하고 마침내 하나님의 예언자들을 죽입니다. 신앙의 진실과 인간의 본성을 빼앗긴 사회의 참상은 온갖 불의함의 무덤이 되어버렸습니다. 참담,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심판하시고 다시 제국의 노예로 끌려가게 버려두십니다. 제국에 의해 권력자들은 처형당하고 개처럼 끌려가 온갖 수모를 다 겪고 나서야 정신이 들어 예언자들을 찾아 이리 된 원인을 분석하고 자신들이 하나님을 버린 것과 하나님의 법을 등진 결과임을 알게 되면서 회개가 일어나고 하나님께 돌아오고 율법을 되찾게 됩니다.

오늘 성경본문은 예레미야 선지자가 바빌론 제국의 포로가 된 이스라엘의 해방을 바라보며 새로운 언약을 맺게 될 것임을 선언하는 장면입니다. 온 백성이 하나님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법이 온 백성의 마음에 새겨지고 하나님은 이 백성의 하나님이 되시는 날입니다. 참 된 해방의 날입니다.

• 스티븐 호킹
천재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76세로 타계했다고 그의 자녀들이 밝혔습니다. 그의 자녀들은 “그는 매우 뛰어난 과학자이자, 비범한 인물이었다”며 “그의 업적과 유산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호킹 박사는 21세에 근육이 천천히 마비되는 희귀 질환인 루게릭병에 걸렸으나 55년을 병과 함께 살았습니다.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원 재학시절 중동여행을 다녀온 후 갑작스레 병을 얻게 됐습니다. 당시 의사들은 그가 2년만 더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호킹 교수의 병은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됐고, 근육이 마비돼 책 한 장도 넘기기 힘든 상태에서도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그는 우주론과 양자 중력 연구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저서 ‘시간의 역사’, ‘위대한 설계’와 강연을 통해 물리학을 대중에게 널리 소개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특히 1988년 출간된 ‘시간의 역사’는 1천 만권 이상 팔리는 등 대중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는 2013년 출간한 자신의 자서전에서 “나의 병은 연구에 더 몰두하도록 힘이 되기도 했지만, 두 번의 결혼 생활을 망가뜨리기도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호킹 교수는 질병의 그림자와 어두웠던 가정사에도 불구하고 늘 유머감각을 잃지 않으며 삶을 추진해나간 긍정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 발병했을 때 내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고, 내가 가진 잠재력을 절대 깨닫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다”며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내 삶에 꽤 만족한다.”고 밝혔습니다.

호킹 박사는 우주에 사랑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사랑 때문에 더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신이 없어도 우주는 스스로 생명을 만들 수 있었고 인간은 우주를 알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고 말해 유신론자들의 미움을 받기도 하였지만 그는 인간을 긍정하고 신체적 장애보다 정신적 장애를 걱정했습니다. 인간은 우주로 나아가야 한다며 2050년엔 달에서 2100년엔 화성에서도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인공지능은 결코 인간을 행복하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해 과학자들의 윤리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의 삶은 영화로도 만들어져 상영되었고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멋진 삶을 살아냄으로 인류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의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 순교자
예수살기는 사순절을 맞아 천주교 절두산 순교 성지와 개신교 양화진 순교묘역을 순례하였습니다. 나란히 서 있는 두 성지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 위해 목숨을 내 놓은 신도들의 넋이 고스란히 잠겨 있는 곳입니다. 오늘날 천주교든 개신교든 이렇게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세워져 있음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해설사의 안내로 성지를 둘러보며 신앙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신교 성지는 선교사들의 무덤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감리교회를 전해 준 아펜젤러 선교사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1902년 아펜젤러는 목포로 가던 중 선박 사고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는 수영실력도 좋았고 1등석에 있어서 탈출이 쉬웠지만 여고생을 구하러 3등 칸으로 내려갔다가 그만 바다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이국 멀리에 와서 선교하다가 순교를 당한 사람들이 한 두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선교사들의 자녀들도 풍토병으로 어린 나이에 귀천하였습니다.

자국에서 편하게 살 수 있었던 그들이 위험한 이 나라에 와서 목숨을 나누어 준 덕에 우린 예수를 알게 되었고 하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예수를 믿는 것이 행복과 즐거움이 아니고 고통과 죽임이었는데도 그들은 예수를 믿었습니다. 그들이 왜 예수를 믿었을까요? 그리고 지금 우리는 왜 예수를 믿고 있습니까? 절두산 성지와 양화진 성지를 둘러보며 조금은 의문이 풀리는 듯 하였습니다.

• 절두산 순교 성지
한강변에 우뚝 솟은 봉우리의 모양이 누에가 머리를 든 것 같기도 하고, 용의 머리 같기도 하다고 해서 불린 잠두(蠶頭) 또는 용두(龍頭)봉은 예로부터 풍류객들이 산수를 즐기고 나룻객들이 그늘을 찾던 한가롭고 평화로운 곳이었습니다. 도성에서 김포에 이르는 나루터 양화진(楊花津)을 끼고 있어 더욱 명승을 이루었던 곳으로, 중국에서 사신이 오면 꼭 유람선을 띄웠다고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봉우리가 절두산(切頭山)이 된 데에는 가슴 시린 아픔이 있습니다. 선참후계(先斬後啓), 즉 ‘먼저 자르고 본다.’는 식으로 무명의 순교자들은 아무런 재판의 형식이나 절차도 없이 광기 어린 칼 아래 머리를 잘려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수만 1만 명이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 머리가 잘렸다는 의미의 절두산이라 불렸습니다.

병인년인 1866년 프랑스 함대가 양화진까지 침입해 오자 대원군은 “양이(洋夷)로 더럽혀진 한강 물을 서학(西學)의 무리들의 피로 씻어야 한다.”며 광기 어린 박해의 칼을 휘둘렀던 것입니다. 당시 대원군은 일부러 천주교도들의 처형지를 이전의 서소문 밖 네거리와 새남터 등에서 프랑스 함대가 침입해 왔던 양화진 근처, 곧 절두산을 택함으로써 침입에 대한 보복이자 ‘서양 오랑캐’에 대한 배척을 표시했습니다. 살육은 6년간이나 계속되었습니다.

• 양화진 성지
양화진은 지리적으로 노량진 동작진 한강진 송파진과 함께 오진(五津)을 이루며 주요한 나루터 역할을 했으며, 특히 인천과 전국 각지를 연결하는 해상 통로의 전진기지로서 서울의 관문 역할을 담당한 곳입니다. 1885년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도 복음을 전하는 해상과 육로를 연결하는 수륙교통의 중요한 지역으로 이곳을 활용했습니다. 양화진이 선교사 묘역이 된 것은 1885년 북장로교 의료선교사인 헤론이(J. W. Heron)이 1890년 7월 28일 병으로 순직하여 이곳에 묻히면서 비롯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이 일대에는 선교사와 부인 그리고 자녀들은 물론이고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까지 숨진 후 묻히는 공동묘지가 되었습니다.
선교사 묘원에는 언더우드 및 아펜젤러 선교사와 그 후손들, 숭실대학 설립자인 베어드의 두 아들, 그리고 세브란스 병원에서 헌신한 에비슨의 두 아들, 의료선교사로 헌신한 홀 선교사 가족 등이 묻혀있습니다. 또한 미국 남장로교 소속 최초 선교사로 1892년 내한한 레이놀즈 선교사는 이듬해 낳은 첫 아들을 양화진에 묻었습니다. 1894년에 한국 땅에서 태어난 레이놀즈 선교사의 차남 존 볼링은 1920년 교육선교사로 돌아와 사역하며 1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1970년에 소천한 후 형이 묻힌 양화진에 안장됐습니다. 안동지방 최초 선교사였던 웰본(오월번) 선교사는 1928년 순직한 후, 앞서 숨진 자신의 남매와 함께 이곳에 묻혔습니다. 그리고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인물로 알려진 헐버트 선교사는 1907년 일제에 의해 추방되었다가, 해방 이후 한국에 돌아와 1949년 8월 5일 소천한 후 양화진에 안장됐습니다. 약 4000평의 대지에 조성된 묘역에는 417명이 안장되어 있는데, 이중 선교사 본인이 90명이며 그 가족이 45명입니다. 일반인 242명과 신원 미확인인 30명도 함께 묻혀있습니다.

우리는 조금 무겁고 경건한 마음으로 묘역을 둘러보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가신 신앙 선조들의 숭고한 삶을 기리고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었으며 순교하는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 거룩한 죽음에 빚진 자들입니다. 이들은 이미 한 알의 밀알이 되었습니다.

• 밀알의 비유
요한 공동체는 예수가 죽음을 앞두고 하신 밀알의 비유를 의미심장하게 전합니다. 밀알의 비유는 예수 본인의 십자가 죽음을 예고하신 것이기도 하고 앞으로 기독교도들이 어떤 길을 가야하는 지도 예시하고 있습니다.

밀알 하나가 있습니다. 밀알을 땅에 심었더니 밀알에서 싹이 터서 자라나 많은 열매를 맺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밀알 하나가 죽기를 거부하면 한 알 그대로 있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사실을 비유로 설명하신 이 비유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요?

예수는 유월절 명절을 맞아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예측하셨습니다. 가급적이면 이 죽음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래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하지만 예수는 자신의 죽음이 이미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하늘의 음성을 들어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니 그 길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대로 예수에게 들어오셔서 성육신된 예수의 삶은 완벽하게 하나님의 손과 발로 살아가셨습니다. 그 길은 십자가였습니다.

• 십자가
기독교는 예수를 믿는 종교입니다. 예수가 믿었던 하나님, 예수가 믿었던 하나님의 나라, 예수가 가르치신 사랑, 그 사랑을 실현하기 위한 비폭력 평화운동을 추구하는 종교입니다. 기독교의 상징은 십자가이며 그 십자가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십자가는 제국에 저항하는 정치범들을 죽이는 사형 도구였습니다. 예수가 십자가형을 받았다는 것은 예수의 행적이 단순히 명상의 종교나 세속 권력에 순치된 종교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왕들과 권력층에게 저항했던 예언자들의 전통에 서서 민중을 대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십자가는 내가 죽어 너를 살리는 가치전복을 의미합니다. 너를 죽이고 나만 살고자 하는 시대에 저항함으로 시대를 전복하고자 했습니다. 전복은 모두가 움켜쥐고 또 움켜쥐려고만 할 때 모든 것을 내어 놓고 나누는 삶을 제안하고, 권력의 눈치를 보고 아부할 때 권력의 불의함을 고발하고 심판을 경고하였으며, 이스라엘은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왜곡 보도할 때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으면 반드시 망할 것이며 제국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습니다.

십자가는 철저하게 자신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행위이며 하나님의 뜻으로 일상을 삼는 것입니다. 예수가 어느 날 갑자기 십자가를 지신 것이 아니고 십자가를 질 수밖에 없었던 삶을 사셨던 것입니다. 예수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철저하게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셨습니다. 예수는 지극히 작은 아들인 민중을 하나님처럼 대접하였고 그들이 하나님의 나라의 주인이라고 말씀하심으로 평등한 세상 실현과 민주주의 실현을 말씀하셨습니다.

• 말씀과의 일치
지난 화요일, 지인 박동산 선생을 만났습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한 석학으로 지금은 숲 해설가이십니다. 특히 유치원 아이들을 데리고 숲 교실을 인도하며 노년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는 천도교도이기도 합니다. 천도교 경전은 물론 관련 도서들을 독파하였습니다. 동산 선생님은 매일 제 시를 받는 독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시를 받으면 3번은 읽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곤 그 시를 묵상하고 하루를 시작한다고 고마워하셨습니다. 그리곤 얼마 전에 덕성여대 시문학을 신청하여 듣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시를 더 잘 알고 이해하고 싶어서 시를 공부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의 연세 70대 후반입니다.
그는 1년에 세 번은 정선 적조암을 중심으로 100리 해월길을 걸으며 기도한다고 하였습니다. 해월 선사가 스승을 잃고 수배당하여 가장 힘들었을 때 밟은 곳이 정선 적조암이었습니다. 당시 해월의 기도가 얼마나 절실했을까를 생각하며 그 길을 걷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던 그는 기도하면서 무를 깨달았고 무의 소리를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하늘과 내가 머리카락 하나도 들어갈 수 없도록 가까워져야 그렇게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그렇게 되려면 하늘의 뜻을 온 몸으로 받아 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성육신 사건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이 말씀으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성육신 말입니다. 그분이 예수라는 것입니다. 예수는 온전히 하나님의 뜻에 순명하십니다. 하나님이 시키는 대로 살아가셨습니다. 당신의 말은 당신 안에 계신 하나님의 말씀이며 당신을 본 자는 하나님을 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우주가 다 성육신 사건이라고 우주는 하나님의 말씀이 없이는 아무것도 될 수 없다고 역설하셨습니다.

수운 선생이 깨달은 하늘의 뜻은 모든 존재 안에 한울님이 계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모든 존재는 신성한 존재라는 말입니다. 동학도들은 사람을 하늘처럼 받들고 살았습니다. 그것이 시천주요 인내천입니다. 사람이 오는 것을 한울님이 오시는 것으로 맞이하였습니다. 이것이 사람을 하늘처럼 섬긴다는 사인여천(事人如天)사상입니다.

동산 선생은 이 깨달음을 실천하기로 하였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내에게 많은 잘못을 저질렀는데 이제라도 아내가 시키는 대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아내가 하자는 대로 하고 청소는 물론 밥을 짓고 설거지를 하는 것도 도맡아 하고 시장을 보고 아내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오는 일 등 대부분을 아내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변화는 아내에게서 일어나기 시작하였답니다. 울적했던 아내가 요즘은 살맛이 난다고 말하더랍니다. 아내가 남편을 인정하고 사랑하더랍니다. 그런데 이 일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고 자신의 자아가 죽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일도 이렇게 어려운데 하물며 하나님을 감동시키는 일은 얼마나 지극한 정성이 들어가야 하겠습니까? 이렇듯 신앙의 길은 전 생을 걸고 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가보고 싶은 길이기도 합니다.

+ 사랑한다는 것 +

안도현

길가에 민들레 한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을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고
우리가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그대는 나의 세상을
나는 그대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전부를 바치고 다 내어주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고 사건 속으로 뛰어드는 것입니다.
사랑은 모든 존재 안에 신성이 있음을 믿고
제 아무리 작은 것들이라도 하늘과 연결되어 있음을 믿습니다.
참 사랑은 두려움 없이 길을 나서게 합니다.
시대의 짐을 짊어지고 가는 사람은 봄볕처럼 따뜻합니다.
하늘의 뜻에 목숨을 바친 사람들은 봄꽃처럼 아름답습니다.

우리 힘들더라도 십자가 그 길을 걸어가십시다. 하나님께 이르는 길입니다. 가장 가까운 분을 하나님으로 정하고 그분을 하나님처럼 섬기며 살아봅시다. 그 거룩한 길에 함께 나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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