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40일간의 ‘탄소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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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 40일간의 ‘탄소금식’
  • 유미호
  • 승인 2018.02.09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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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순례 길을 걷게 됩니다

우리는 일정기간 금식함으로 몸은 물론 마음과 생각까지 하나님께 집중합니다. 하지만 지구 위기의 시대인 만큼 먹는 것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 가운데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형상을 일그러뜨리는 것과, 행복의 필수요건인 지구와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벗들을 해하는 것이 있다면 그도 삼가는 생활이 필요합니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던 물건을 찾아 깊이 묵상하고 그 사용을 삼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당장은 불편하겠지만, 대신 몸을 움직이니 그것이 오히려 우리에게 건강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쉽게는 '리모컨 금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TV, 라디오, 오디오 등의 리모컨을 내려놓는 순간 둔해져만 가는 몸은 움직이게 될 것이고, 항상 대기상태에 있으면서 소모하는 전력도 줄일 수 있습니다. 전원을 껐는데도 보이는 작고 붉은 불빛, 사용하지 않을 때만 완전 차단해도 집안 전기 소비량의 1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종이 금식'도 방법입니다.

종이 소비가 한 사람당 연간 176kg 정도 되는데, 이는 나무 3그루에 해당하고 A4용지 12박스에 해당합니다. 재생지를 쓰되, 불필요한 복사를 줄이고, 양면복사를 기본으로 한다면 ‘창조의 숲’을 ‘지키고 돌보는’ 것일뿐 아니라 나무에 숨겨진 하나님의 비밀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편리하지만 자연과 인류에 큰 위해를 가하는 '비닐금식‘도 해봄 직합니다. 해마다 150억~200억 장 사이로 사용되는 비닐봉투는 대부분 매립장으로 가 1,000년 동안 묻혀 있거나 일부는 땅이나 바다에서 나뒹굴다 동물들의 생명을 해치고 있습니다.

한 광고계에서 종사하던 이에 의해 시작되어 세계가 지키고 있는 ‘아무 것도 사지 않는 날(Buy Nothing Day, 11월 29일)’을 기해 '아무 것도 사지 않는 금식'도 해볼 만합니다. 넘치는 소비가 지구를 파괴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원을 다 써버리고 다음 세대들이 사용할 권리를 빼앗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비와 환경에 대해 저절로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기동성 있게 하여 의식주 등의 모든 생활을 변화시킨 '자동차 금식'도 의미가 클 것입니다. 계절감 없이 옷을 입거나 외식을 즐기고 있고, 또 직장과 집이 거리가 멀다면 특별히 권합니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편리함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지, 또 지구에 어떠한 재앙이 초래되고 있는지 살피게 될 것입니다. 또 평소 볼 수 없었던 것들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고기 금식’을 권합니다. 축산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메탄)는 전 세계 교통수단이 만들어내는 것보다 많은데,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3배나 강합니다. 그리고 축산업으로 인해 이산화탄소의 흡수원인 열대림이 불태워져 5만 종의 생물이 매년 사라지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완전 채식이 매년 1,200평의 나무를 살리니 7명이 하루씩 완전 채식해도 좋을 일입니다.

이제 며칠 후면 사순절 순례 길을 걷게 됩니다.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온 그리스도인들이 다함께 ‘탄소금식(Carbon Fast)' 운동을 펼침으로써 지구를 식히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사는 계획을 세워 실천해 볼 것을 제안합니다. 기후 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지구에게 희망의 손길을 내미는 것으로, 우리는 그 일로 창조주 하나님을 다시금 찬미하게 될 것이며 자연과 이웃과의 관계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보다 더 많이, 더 빨리, 더 크게'를 내세우며 끊임없이 탄소를 배출해온 삶을 회개하고 '이만하면 족하다' 고백함으로 기후 위기에 당당히 맞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이 글은 2015년 파리에서 열린 기후총회를 참석하면서 작성했던 글을 올해 사순절을 생각하며 약간 수정한 글임을 밝혀둡니다).

-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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