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지구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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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지구를 구한다
  • 양재성
  • 승인 2018.01.0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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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영성 기초한 지역순환사회 조성

송년의 계절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다보면 고마움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다양한 송년 모임에 참여하면서 소중한 동행들에 고마움을 느낀다. 지난 화요일엔 서대문녹색마을 송년모임이 있었다. 지역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지역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이 에너지 자립마을을 조성하고 있다. 65가구, 하지만 성실하게 참여하는 수는 그 절반인 30여 가구이다.

우린 그저 손 놓고 흘러갈 수 없어 손을 내밀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에 대한 위험한 상황을 공유하면서 탈원전을 주장하던 박원순이 서울시장에 당선되어 원전 하나 줄이기 정책으로 에너지 자립마을을 추진하며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잡은 것이 서대문녹색마을의 시작이다. 따지고 보면 그 이전에 가재울마을사람들이라는 주민 조직이 있었다. 주민들의 여러 상황들이 겹치면서 용두사미가 되었다. 하지만 가재울마을사람들도 여러 일들을 하였다. 낭독회, 마을음악회, 글쓰기 교실, 미술교실, 독서교실, 인문학교실, 비폭력평화교실 등,

그 이후 소강상태에 있던 마을, 다시 마을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졌었는데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싶었다. 분주한 일상이라 거부하였지만 떠맡기듯 주어진 마을 운동은 숙명처럼 느껴졌다. 매번 아슬아슬한 길을 걸어왔다. 몇 몇 적극적인 참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주민운동을 해온 주민들, 아동센터 교사와 학부모들, 가재울녹색교회 교우들이 그들이다.

도심 속 마을인 서대문녹색마을은 작년에 이어 2년 차로 서울시 에너지 자립마을 만들기 일환으로 조성되고 있다. 현재는 임세연님 외 65가구가 에너지 자립 마을로 활동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마을협동조합을 조성하여 마을기업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김제남님의 마을 컨설팅, 상자 텃밭 30개 보급, 태양광발전소 17가구 설치, 엘이디조명기구 17가구 교체, 방한 벽지사업 10가구 참여, 멀티텝 보급 사업. 에너지 체험관 탐방, 에너지 우수마을 탐방, 이태옥님을 이야기 손님으로 모시고 마을토크음악회 개최, 에너지 바자회, 소금치약과 샴프 등, 천연세제 만들기, 에너지 교육 (김종철님, 김제남님, 김세영님, 이진원님, 유미호님)등, 다양한 에너지 사업과 마을 활동을 전개하였다. 마을에 뜻이 있는 지역주민과 가재울녹색교회, 가재울지역아동센터가 공동으로 세워가는 마을이다.

2017년 12월 26일 저녁, 사업을 종료하고 평가회를 가졌다. 마을 회원이 운영하는 쿠치나 카페. 시간이 되자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두 20여명이 함께 했다. 미리 주문한 숙주나물 돈까스로 저녁을 먹고, 한 해 사업을 돌아다보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사업이 전체적으로 잘 진행되어 기쁘고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어 좋았다고 했다. 그리고 많은 해택과 배움을 얻었다고 감사했다.

특히 오늘과 같이 여러분이 참여하여 밥도 같이 먹고 마을 이야기도 나누게 되어 좋다며 이런 만남을 자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교육, 기행, 태양광 사업, 엘이디 사업 등 여러 일들을 하면서 환경문제이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하지만 열심히 참여하지 못해 아쉽고 송구하다며 내년에는 더 열심히 해 보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태양광 발전소 설치 이후 전시세가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 엘이디 전등 교체 이후 집안 분위기가 달아졌다는 밝은 이야기, 상자텃밭이 오면서 도심 농사가 시작되었고 시기마다 다양한 채소를 심었고 고추를 9근이나 생산했다고 한 겨울에도 대파를 심어 잘 먹고 있다는 이야기로 모임이 환했다.

내년 사업 종료 이후 에너지 관련 협동조합으로 제안된 마을 기업에 대해서도 참신하고 좋았다며 좋게 평가해주었다. 특히 마을 음악회는 감동적이었고 내년에는 주민센터 강당에서 아동센터와 연합하여 규모를 크게 갖자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그간 제 제안에 거부만 해 오던 센터장도 수긍하여 내년에는 주민센터 대강당에서 마을음악회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대된다.

전혀 알지 못했던 주민들이 좋은 이웃으로 다가섰다. 아직은 서툴지만 좀 더 사귀면 아름다운 동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몹시 추운데도 함께 한 주민들이 고마웠다. 그리고 분주한 일상에서도 열심히 힘을 보텐 아동센터 선생님들께 감사한다. 이렇게 소중한 열매로 자락 있어 다행이다. 내년에도 올 해와 비슷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빗물저금통과 쿨루프 사업이 첨가된다.

1930년 마을이 인도를 구한다는 말은 마을이 지구를 구한다는 말로 전환되어 아직도 유효하다. 생태적 영성에 기초한 지역순환사회를 조성하는 것은 어느 일보다도 소중한 일이다. 우리교회가 그 길 위에 서 있다.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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