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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구에 사는 평양시민입니다
김련희씨, 북으로 돌려보내 달라 부르짖고 있어
2017년 12월 14일 (목) 11:15:31 백창욱 baek0808@hanmail.net

김련희의 『나는 대구에 사는 평양시민입니다』를 읽었다. 이 책은 탈북브로커에 속아서 한국 땅에 오게 된, 한 북한주민이 겪은 인생파노라마를 통해서 우리가 몰랐던 여러 가지를 말한다. 왜 이 여성이 자유대한민국을 마다하고 기필코 조국 땅 북한으로 돌아가려 하는지, 그 이유가 절절하다. 무엇보다 탈북해서 한국 땅에 들어오는 사람이 국정원과 연계한 브로커의 사탕발림에 속아 넘어서 오는 사람이 상당수라는 것. 그래서 사실 브로커보다는 인신매매범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

   

또 지금 들어오는 탈북민은 거의 모두 과거 고난의 행군 시절에 북한을 떠나서 중국 땅에 살다가 들어오는 사람들이라는 것. 그리고 합동신문센터에서 혹독한 심문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국정원에 굴복하지 않으면 그곳을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인지라, 탈북민들은 국정원의 지배하에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탈북민들이 방송에서 하는 말은 그저 밥벌어먹기 위해 지어내는 거짓말임을 알려준다.

무엇보다 한국에 들어온 김련희씨가 어떻게든 북한에 돌아가고 싶어서 셀프간첩신고를 하자, 이 나라 공안놈들은 먹이감을 낚아채듯 국가보안법으로 엮어서 징역을 살리고 자기들은 실적올리고 승진했다는 것. 그리하여 이 나라 공안이 얼마나 엉터리로 사법절차를 통해 공안사범을 만드는지를 다시한번 보여주었다. 또 하나 뜨악한 건, 망명신청하려고 베트남이 사회주의 나라인 것을 기대하고, 베트남 대사관에 돌입했더니, 대사관에서 경찰을 불러서 쫓아냈다는 것. 그래서 믿는 도끼에 발등찍혀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는 것. 한마디로 사건 하나하나가 버라이어티하다.

이 책은 북한이 겪은 고난의 행군이 왜 왔는지, 또 북한공민들이 이 역경을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한 평범한 북한주민의 눈으로 생생하게 말한다. 우리가 삼대세습이라고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과 전혀 다른, 최고지도자에 대한 신뢰와 정서가 있음을 알았다. 특히 고난의 행군 중, 군인들이 자기들 먹을 것을 배급이 끊어진 마을주민들에게 몰래 갖다 주어서 기근을 면했다는 이야기는 이 작은 나라가 미국과 맞짱뜨는 저력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느끼게 해 준다.

책을 통해서 새삼 안 게 있다. 북한은 무상주거, 무상의료, 무상교육이 기본적으로 보장된, 인민중심의 나라라는 것, 이것이 김련희씨가 북한을 조국이라고 부르며 사랑하는 이유다. 잔인한 생존경쟁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고자 헉헉대는 민중에게는 해방당시 민중이 원했듯이, 사회주의가 충분한 대안이 되겠다는 감상이다. 솔직히 주거, 의료, 교육을 국가가 책임져 주면 다 된 것 아닌가. 민중에게 주거, 의료, 교육은 얼마나 무거운 삼중고인가.

물론 김련희씨가 끝끝내 북한으로 가고픈 근원은 생각만 해도 사무치게 그리운 가족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분단으로 수십 년 헤어진 이산가족을 만나게 하는 게 남북 간에 큰 현안일진대, 실정법이 없더라도 정치로 얼마든지 풀 수 있는 사안이다. 남한정권은 김련희씨를 돌려보내줌으로 굳어버린 남북관계를 풀 수도 있다. 김련희씨는 오늘도 내일도 자기를 북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부르짖고 있다. 국정원이 인신매매 배후조직이라는 말을 듣기 싫으면, 바뀐 정권 아래, “국정원이 달라졌어요”를 입증하는 좋은 사례로 만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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