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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희망을 찾아서
그곳에 가면 음성 소이면 갑산리 체리마을
2017년 11월 18일 (토) 21:29:30 류기석 yoogiseo@yonsei.ac.kr

늦은 가을날 음성에 있는 소이면 갑산리를 방문했다. 수려한 산세가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평화로운 정산촌, 탑촌, 평촌 등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다.

   
▲ 수려한 자연환경 속에 자리한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 체리마을 전경

마을에는 1,000년 된 은행나무와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오가는 이들을 반기고, 그늘을 내주어 쉼터가 되고 있다. 마을의 중심에는 마을회관과 어린이 놀이터가 조성되어 있고, 마을에서 운영하는 연못 주위엔 산책로가 조성되어 아기자기한 들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갑산리고인돌, 갑산리석탑, 권길충신문 묘소 등 역사적인 유적이 산재해 있는데 그중 거북놀이는 추석날 밤 마을사람들이 모두 참여하는 민속놀이로서 한해의 풍요로운 수확에 감사하면서 이듬해에도 풍년이 되기를 기원하는 놀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고령화되고 마을주민이 점점 줄어들어 현재는 그 명맥만을 이어오고 있다. 

   
▲ 마을회관 앞

이곳 마을회관에서 어대룡(40세)이장을 만났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큰 규모로  체리농사를 짓고 있는 갑산마을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이 마을은 체리로 녹색농촌 체험마을에 지정됐고, 이어 ‘체재형 녹색 주말농장’으로 잇따라 선정돼 활력이 넘치는 마을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어 이장은 10년 전인 2007년 살기 좋은 갑산마을의 환경을 위협하는 산업폐기물처리장 조성을 마을주민들과 결사반대하여 마을환경은 물론 나뉘었던 마음까지 지켜냈던 것에 고무되어 소외된 농촌마을에 볼거리, 체험거리를 줄 수 있는 녹색농촌마을을 고민해 왔던 것이다.

   
▲ 수령이 1,000년 이상 된 은행나무

   
▲ 깊어가는 가을 하늘과 은행나무 잎새

이곳은 주변에 오염원이 없고, 지리적 여건으로도 낮과 밤 기온차가 커서 과일 맛이 좋다. 이 마을에서 체리나무를 처음으로 심고 가꾼이는 이보섭(76세)님으로 24년 전 귀농하여 앞으로 농약을 크게 쓰지 않는 과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여러작목을 살펴보다 '체리'라는 작목을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농약은 병충해 때문에 치게 되는데 병충해가 오는 시기는 장마가 시작되면서부터인데 체리는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수확을 모두 마치기 때문에 농약을 크게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짧은 기간 적은 노동과 농약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작목이 체리인 것이다. 

   
▲ 어대룡이장의 체리농장과 창고

또한 체리는 수확기가 모내기를 끝낸 5월 말에서 6월이어서 일손 구하기도 수월하고, 농촌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개화부터 수확까지 한 달밖에 안 걸리는 점과 병해충에도 강한 점, 제철과일 중 제일먼저 수확한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아 마을의 주력 농산물로 키웠던 것이다.

마을회관에서 손수 마련해준 커피를 마시고는 천천히 마을 구석구석과 그가 심고 가꾸어온 체리농장을 한 바퀴 돌면서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특화작물인 체리가 잘 결합되어 침체되어 가는 마을이 다시금 활기를 찾는 것에 작은 소망을 두고 있음을 느꼈다.

   
▲ 마을회관 앞 벤치가 정겹다

갑산마을 어귀에서 갑산 저수지까지 2km 구간에 조성된 가로수 길은 전국에 하나 뿐인 체리나무 길로 유명하다. 4월에는 체리 꽃놀이, 6월에는 체리열매 수확과 체험축제를 겸한다고 하니 참고 바란다. 갑산리 체리마을에는 산책로, 수생식물 탐방로, 전통 빨래터와 경관 좋은 곳에 포토존도 설치했다.

이 마을은 행정기관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음성군은 올해 1억1,000만원을 들여 산책로와 부대시설을 새 단장할 계획이다. 충북도에서도 3,300㎡에 건물 5동(1동당 40㎡) 신축과 농장 1,650㎡을 조성하는데 3억5,000만원을 지원한다. 이에 갑산1리 마을회는 도시민에게 농장을 임대, 농가소득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감나무 너머로 갑산마을로 귀촌한 부부의 흙집이 포근하다.

40대의 젊은 이장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고향을 지켜온 토박이농부다. 그런 그가 꿈꾸는 삶은 마을 사람들이 서로 상부상조하여 농산물로 생산성을 높임은 물론 자체적으로 마을환경을 관리, 보호함으로써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체리마을만의 독특한 농심이 담긴 유․무형의 재산을 최대한 살려나가고자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디 농촌이 단순히 놀면서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아닌 자연을 즐기면서 뭔가 뜻 깊은 체험과 함께 감동을 주는 마을이 되도록 힘찬 응원을 보낸다.

   
▲ 체리농장주변의 단풍 숲

   
▲ 늦가울의 정치를 느끼게 해주는 붉은 단풍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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