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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함께 산다, 이것 하나님나라 본질
10월 26일 소성리 현장 아침기도회
2017년 10월 26일 (목) 16:55:45 백창욱 webmaster@eswn.kr

마가 4:35-41 “바다 저쪽으로 건너가자”

   

복음서는 비의(秘意)문서이다. 즉 표면상으로는 예수의 하나님나라 운동을 증언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뜻도 숨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비의는 제국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다. 풍자를 하는 이유는 예수와 하나님나라, 그리고 황제와 제국을 비교하여 참 사람, 참 세상을 보여주고자 함이다.

오늘 복음말씀도 그렇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바다 저쪽으로 건너가자”고 말씀한다. “바다 저쪽으로 건너가자”는 황제가 정복전쟁을 나설 때 하는 말이다. 황제는 육로로 가면 한참 걸리는 거리를 바다로 가로질러 갔다. 황제가 탄 본부함선을 필두로 수백 척의 전함이 대오를 유지하며 바다를 건너는 모습은 로마제국에 대해 공포를 갖기에 충분하다.

건너편에서 로마함대를 바라보는 상대나라는 두려움에 빠진다. 민중이 고통에서 허우적대거나 말거나, 황제는 정복전쟁 승리가 주는 정치열매를 계산하기 바쁘다. 로마깃발을 꽂은 땅에서 얻을 이익에 마음이 들떠있다. 이처럼 황제가 바다를 건너는 원정은 오직 자기 배만 불리는 독점정치, 독점세계다. 자기 배만 불리기 위해서 다른 이들은 모조리 짓밟고 배제한다. 이게 제국의 본질이다.

그러나 예수는 다르다. 예수도 똑같이 바다를 건너간다. 실제 이 바다는 갈릴리호수다. 그러나 황제가 바다를 건넌 일에 빗대서 그냥 바다로 부른다. 실제 바다처럼 넓기도 하다. 바다건너는 행렬에 예수의 제자들도 다른 배를 타고 따라간다. 모두 고기잡이배다. 위풍당당한 로마함대와 비교하면 우스꽝스럽다. 엄청난 물력을 동원해서 바다까지 건너가서 이웃을 정복하여 자기 배를 불리는 제국이 하는 짓이야 말로 이렇게 우스꽝스럽다는 필살기이다.

바다를 건너는 모습도 예수는 황제와 전혀 다르다. 예수는 배에서 잠을 잔다. 천하태평이다. 탐욕에서 자유한 사람의 원형이다.

천하무적 로마지만 자연환경에는 어쩔 수 없었다. 거센 풍랑을 만나면 속수무책이다. 배에 있는 모든 무기와 물자를 버리고 간신히 몸만 건진다. 배 밑창에서 노를 젓는 노예들은 어떻게 될까? 족쇄를 풀어줄까? 어림없다. 반란이 두려워서 그렇게 못한다. 그냥 물고기밥이 되게 하거나 죽여 버린다. 이렇게 황제와 제국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들만 살고자 한다. 다른 이들은 안중에 없다.

하지만 예수는 어떤가? 풍랑을 만나서 말씀 한마디로 잠재운다. 제자들도 배도 모두 무사하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 모두가 함께 산다. 이것이 하나님나라 본질이다.

복음저자는 바람과 바다까지도 다스리는 분이 우리 구주 예수임을 증언하면서 동시에, 그 이면에는 자비도 상생도 없는 잔혹무도한 황제와 제국을 고발하는 숨은 그림을 넣었다. 민중들에게 ‘죽임의 바다건너’ 말고 ‘살림의 바다건너’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절망과 공포에 빠져 헤매는 민중들에게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선사했다.

트럼프도 바다 저쪽으로 건너간다. 태평양 저쪽 한국에 사드를 박았다. 바다건너 사는 민중과 국토를 유린하고 깃발꽂은 땅을 넓히고 환경을 더럽히며 USA의 존재감을 나타낸다. 참으로 비통한 것은 헤롯과 산헤드린이 앞장서서 로마에 충성을 바치듯이, 한국의 집권자는 사드 길을 활짝 열어줬다. ‘전략적 모호성’이니 ‘임시배치’니 하는 말장난으로 민중을 호도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센 바람에 파도가 배 안을 덮치고 물이 배에 가득 찼을 때, 제자들은 큰 두려움에 빠졌다. 지금 우리가 그런 위기에 처해 있다. 70년 이상 이 땅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과 이제는 관계를 정리하고 미군을 이 땅에서 내보내고 미군 없는 땅에서 두 다리 뻗고 살아야 하는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되레 한미동맹을 더욱 부르대고,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미군을 기약없이 모시려고 한다. 왜곡된 현실이 너무 오래가니까 체념하고 뇌까지 복종하는 상태가 돼버렸다.

미군이 나가면 나라가 절단날 줄 알고 두려워한다. 이게 위기가 아니면 무엇이 위기인가? 예수가 제자들에게 말씀했다. “왜들 무서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라고. 자주독립으로 살기 위해서는 우선 두려움을 떨쳐야 한다. 미군없는 세상을 반드시 만들고야 말 것이라는 믿음을 굳게 가져야 한다. 그때서야 고요한 바다에서 모두가 평안하듯이, 우리도 평안히 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죽임의 바다건너 세력’에 휘둘려 늘 거센 풍랑같은 혼돈과 혼란 속에서 갈피잡지 못할 것이다. ‘죽임의 바다건너 세력’에 굴하지 말자. 담대히 살림의 바다를 건너서 정의생명평화세상을 이루자. 이 땅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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