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을 거부하는 것
상태바
경쟁을 거부하는 것
  • 김홍한
  • 승인 2017.10.16 10: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홍한목사의 이야기 신학 182호

지난 호에는 <논어>의 정치철학에 관한 글들을 소개했습니다. 이번호에는 <노자>의 정치철학에 관한 글을 모아 보았습니다.

不尙賢(불상현) : 훌륭하다는 사람 떠받들지 말라
使民不爭(사민불쟁) : 사람들 사이에 다투는 일 없어질 것이다
- 노자 3장 -


세상은 잘난 사람들이 높임 받는다. 그런데 소위 잘났다는 자들은 경쟁에서 승리한 자들이다. 억압하는 자들이고 군림하는 자들이다.

잘났다는 것은 대개의 경우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말하지 만 이 세상에서는 경쟁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경쟁한다 하더라도 무엇을 경쟁하느냐가 문제이다. 소위 잘난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잘날 수는 없다.

경쟁이라는 것은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이 될 수도 있지만 그것은 동시에 사회를 험악하고 잔인하게 한다. 경쟁은 사람의 우열을 가르고 우열은 순위로 나뉘어 평등이 깨어지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사회로 몰아간다.

노자가 잘난 사람을 높이지 말라는 것은 잘난 것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로 인한 계급분화를 거부하는 것이다.

不貴難得之貨(불귀난득지화) : 얻기 어려운 물건을 귀히 여기지 말라
- 노자 3장 -

보물이라는 것은 희귀성에 기초한다. 금이 귀한 것은 얻기 어려워서다. 귀한 것과 중요한 것은 구별해야 한다. 흔하고 흔한 것이 흙이고 물이고 공기이다. 그러나 생명은 거기에서 나온다. 귀하고 귀한 것에서는 생명이 나오지 않는다. 소위 귀하다는 것이 결코 중요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고귀한 보물일수록 생명과는 무관한 것들이다. 토마스 모어는 <유토피아>에서 말하기를

“유토피아에서는 노예들의 무거운 족쇄를 금으로, 묶는 사슬을 금으로, 파렴치한 행위자에게 금귀고리, 금반지, 금사슬을 두르고 금 머리띠를 씌운다. 그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금은을 경멸의 대상으로 삼는다. 보석은 아이들의 장난감, 크게 되면 내던진다. 유토피아에서는 귀한 생필품은 진흙으로 아주 정교하게 그러나 요강 등 대중이 이용하고 천한 용도에 금은을 사용한다.”

금이 이렇게 천대를 받는다면 금은 아예 생산되지가 않을 것이다. 노예의 목에 걸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금을 생산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不見可欲(불견가욕) : 탐날 만한 것 보이지 마시라
使民心不亂(사민심불란) : 사람의 마음 산란해지지 않을 것이다
- 노자 3장 -

주역 뇌수해괘 육삼효 효사에 慢藏誨盜(만장회도) 冶容誨淫(야용회음) 이라는 말이 있다. 감추는 것을 게을리 하면 도둑을 가르치는 것이고 얼굴을 예쁘게 꾸미면 음란한 마음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장사하는 데도 도가 있다. 장사하는 이는 일반적으로 좋은 물건을 진열하고 사람을 유혹한다.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이를테면 고급가구점에서는 정말 고급가구는 깊이 감추어 놓고는 꼭 찾는 이 에게만 보여준다. 보통의 사람이 너무 고급가구를 보면 그 가구에 반하여 자신의 경제수준으로 살 수 있는 가구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결국 그는 –노자의 말대로- 마음이 산란해져서 가구를 사지 못하고 돌아간다. 그러니 이익을 추구하는 장사꾼의 얄팍한 장사수단에도 不見可欲(불견가욕) 해야 使民心不亂(사민심불란)하여 물건을 팔 수 있다. 장사꾼의 도도 이러한데 하물며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데는 더더욱 그러하지 않겠는가? 마땅히 사치풍조를 억제하고 근검과 절약을 장려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천박한 자본주의 가치관에 물들어 “소비가 미덕이다”는 식의 경제관은 인간의 한없는 욕망을 자극하여 만족을 모르는 소비, 상대적 우월감과 소외감, 심각한 자원과 에너지의 낭비, 쓰레기의 양산, 이로 인한 환경파괴 등으로 큰 재앙을 불러오지 않을 수 없다.

虛其心(허기심) : 마음은 비우고
實其腹(실기복) : 배는 튼튼하게 하며
弱其志(약기지) : 뜻은 약하게 하고
强其骨(강기골) : 뼈는 튼튼하게 한다
- 노자 3장 -

마음을 비우라는 것은 욕심을 버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노자가 버리라는 욕심은 금욕주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금욕주의는 물욕과 명예욕은 물론 식욕과 성욕 등의 자연적인 욕구까지도 억제하는 것이지만 노자는 그렇지 않다. 헛된 욕심은 버리고 실질적인 욕구는 채우라는 것이다. 인위적인 욕구를 버리고 자연적인 욕구를 채우라는 것이다.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 지배하고자 하는 마음은 비우고 억지로 세운 인위적인 뜻도 약하게 해야 하지만 자연적인 배와 뼈는 튼튼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엉터리 한글풀이로 “꿈”이라는 말은 “꾸어옴”의 준말이다. 하나님으로부터 꾸어온 것이 꿈이다. 하나님이 꾸어주시는 것이 꿈이다. 제멋대로 꾸는 꿈은 꿈이 아니라 욕망이고 망상이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그럴듯한 말이나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진짜 꿈은 이루어질 수 없다. 진짜 꿈은 영원한 이상이기 때문이다. 북극성이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것은 가도 가도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은 일시적인 목표이다. 그 꿈이 성취되고 나면 그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이다. 이제 또 다른 꿈을 꾸어야 하는데 이루어진 꿈이 어찌 진정한 꿈이 될 수 있겠는가?

“꿈을 꾸자,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꿈.”

어떤이가 황당하다고 한다. 안 되는 줄 알면 진작 그만두는 것이 현명한 것 아니냐고. 그래서 말했다.

“안 되는 줄은 나도 안다. 그러나 마땅히 꾸어야 할 꿈이기에 꾼다. 그게 꿈이다. 꿈은 성취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성취될 수 없기에 꿈이다.”

“영원한 꿈을 꾸는 나는 꿈 쟁이, 영원한 꿈이 있기에 나는 영원한 젊은이다.”

* 역시 나의 엉터리 한글풀이 하나 첨가한다. 자면서 꾸는 꿈은 “꾸물꾸물”의 준말이다. 꾸물꾸물하면서 제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이들의 욕망분출이 자면서 꾸는 꿈이다. “적극적 사고”, “하면 된 다”, “안되면 되게 하라” 하면서 욕망을 채우고자 꾸는 꿈이 꾸물꾸물 꿈이다.

持而盈之(지이영지) : 넘치도록 가득 채우는 것은
不如其已(불여기이) : 그만두는 것만 못하다.
揣而銳之(췌이예지) : 너무 날카롭게 벼르고 갈면
不可長保(불가장보) : 오래 유지할 수 없다.
金玉滿堂(금옥만당) : 금과 옥이 집에 가득하면
莫之能守(막지능수) : 이를 지킬 수가 없다
富貴而驕(부귀이교) : 부귀로 교만해짐은
自遺其咎(자유기구) : 스스로의 허물이다.
功成名遂身退(공성명수신퇴) : 공을 이루어 이름을 얻으면 물러나는 것
天之道(천지도) : 하늘의 길이다
- 노자 9장 -


높은 것은 깎아내고 낮은 것은 채우는 것이 자연이다. 예리한 것은 무디게 하고 번쩍이는 것은 흐릿하게 한다. 굵고 강한 팔과 다리, 그 굵고 강함도 세월이 흐르면 가늘고 약해진다. 황소의 숨길도, 지칠 줄 모르던 심장의 박동도 소멸되는 것이 자연이 하는 일이다.

자연에서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의 강한 빛이요 생명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 산소다. 그런데 태양빛과 산소만큼 강한 파괴자도 없다. 태양빛은 힘의 원천이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분해시킨다. 역시 산소는 모든 것을 태운다. 심지어 강한 쇠도 산소 앞에서는 속절없이 녹이 슬어 분해된다.

국가도 개인도 그 생명이 생성소멸 한다. 하물며 부유함과 명예일까? 부유함과 명예도 높아지면 낮추는 것이 자연이다. 자연이 낮추기 전에 스스로 낮아짐이 현명한 것, 큰 공을 세워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현명한 것, 그것을 알면서도 사람은 부유하려 하고 높아지려한다.

인간 타락의 상징이 바벨탑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놈이 자꾸자꾸 기어오르려 한다. 밥상에도 기어오르고, 책상에도 기어오르고, 경대에도 기어오르고 닥치는 대로 기어오르려 한다. 어른들도 그렇다. 어떤 산이든 산만 보면 기어올라서 세상에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사람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사람의 본성 속에는 오르려는 본성이 있는 모양이다. 바벨론의 지구라트,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하늘에 오르려고 만들어 놓은 바벨탑들이다.

바벨탑 사건은 사람들이 오르고 올라서, 하늘에까지 올라서 하나님과 같이 되려는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하나님과 같이 되려는 생각은, 바로 하와가 사탄의 꼬임에 넘어갈 때 바로 그 생각이다.

사람은 정녕 오르고 올라서 하나님께 올라야 한다. 그것이 구원이다. 자칫 잘못하면 바벨탑처럼 되어 버리고 제대로 오르면 구원이다. 사람이 진정 하나님께 오르려면 마음이 올라야 한다. 그러나 최고가 되고자 하는 마음, 출세하여 지배자가 되고자 하는 마음, 누군가를 다스리고자 하는 마음은 무거워서 하나님께 오르지 못하고 결국 바벨탑만 쌓고 만다. 자기를 부인하는 가벼운 마음이어야 한다. 예수께서 “하나님나라가 가까웠으니 맘을 고쳐먹어라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고 말씀하셨으니 “고쳐먹은 마음, 회개한 마음”이라야 하나님께 올라갈 수 있다.

바벨탑사건은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있고 내일도 있을 것이다. 수없이 많은 잘난 사람들이 악을 쓰면서 지금도 바벨탑을 쌓고 있다. 역사의 영웅이라는 자들이 열심히도 쌓았었다. 절대군주들이 자기이름으로 쌓았다. 알렉산더가 쌓았고 카이사르가 쌓았고 칭기즈칸이 쌓았고 진시황이 쌓았고 심지어 산 속의 도적놈 두령들도 쌓았다. 인간의 역사라는 것이 온통 이런 자들이 쌓다가 뭉개버린 바벨탑 쓰레기들이다.

민족주의자들이 바벨탑을 쌓았다. “내 민족이 최고다, 내 민족만 살면 된다.”라고 하더니 결국은 “내 민족 아니면 다 죽어라.”로 발전된 것이 국수주의, 제국주의이다.

제국주의가 바벨탑을 쌓았다. 하나의 통치 밑에 온 세상이 복종케 하려는 큼직한 탑을 쌓는 것이다. 그런데 그 하나의 통치라는 것이 힘 있는 자가 제각기 자기를 지칭하는 것이다. 우리같이 힘없는 나라의 독재자도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고 했는데 그것이 저를 중심으로 해서 뭉치면 살고 자기로부터 흩어지면 죽는다는 뜻이다. 우선은 총칼에 굴복하지만 총칼은 녹슬기 마련, 때가되면 총칼 비집고 삐죽삐죽 잡초처럼 민족주의 솟아나니 제국주의가 쌓은 탑 오래가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공산주의가 바벨탑을 쌓았다. “노동자 농민이여 붉은 깃발을 들고 붉은 광장에 모여라!”하면서 노동자가 다스리는 새 세상 만들자고 하였다. 좀 괜찮은 탑 생기나보다 했더니 제풀에 지쳐서 뭉개지고 말았다.
자본주의는 탑 안 쌓는가? 자본주의는 돈 놓고 돈 먹는 노름방이고, 어수룩한 놈 후리는 도떼기시장이다. 뭔가 뜻이 있어야 쌓을 것이 있지 뜻도 없는데 무엇을 쌓겠는가? 자본주의는 무슨 주의다 할 것이 아니다. 그냥 “노름방이다” 하면 된다.

자본주의라는 것은 사탄이 준 사탕이다. 필자의 엉터리 글자풀이로 “사탄”과 “사탕”은 비슷한 말이다. 그 사탕은 참 맛있다. 그래서 한번 맛들이면 잊기가 어렵다. 그것 빨고 앉아 있으면 뜻이고 이상이고 필요 없다. 천국, 지옥도 없다. 있는 자에게는 그냥 여기가 천국이고 없는 자에게는 그냥 여기가 지옥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도 알다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마 20장

愛民治國(애민치국) 能無爲乎(능무위호)
백성을 사랑하고 나라를 다스림에 억지가 없을 수 있는가?
- 노자 10장 -

옛날 바닷새가 노나라 서울 밖에 날아와 앉았다. 노나라 임금은 이 새를 친히 종묘 안으로 데리고 와 술을 권하고, 아름다운 궁궐의 음악을 연주해주고, 소와 돼지, 양을 잡아 대접하였다. 그러나 새는 어리둥절해하고 슬퍼하기만 할 뿐, 고기 한 점 먹지 않고 술도 한 잔 마시지 않은 채 사흘 만에 결국 죽어버리고 말았다. 이것은 사람을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른 것이지,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지 않은 것이다.-『장자』 「지락(至樂)」

새는 새가 사는 방식으로 사는 것이 행복하듯이 백성의 삶도 백성들의 방식으로 살아야 한다.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도 그와 같다. 무심한 것처럼, 백성을 사랑하지 않아 마치 芻狗(추구/짚으로 만든 개)로 여기는 것처럼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도 같다. 법을 만들고 예를 정하고 성곽을 쌓고 군대를 양성하고 세금을 거두고 하는 것은 모두 백성을 괴롭히는 것, 최상의 정치는 백성들이 마치 임금이 없는 것으로 생각할 정도로 無爲하는 것이다.

노자의 愛民治國(애민치국)의 방법이 지극히 낭만적이다. 사람이란 - 그가 혹 무지한 촌부라 할지라도 - 그저 호구지책이 해결됨으로 만족하지는 않는다. 어떤 이들은 재물을 추구하고 어떤 이들은 권세를 추구하고 어떤 이들은 학문을 추구한다. 혹 어떤 이들은 거룩함을 추구하고 어떤 이들은 쾌락을 추구한다. 이런 다양한 욕구가 있는데 어찌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소박한 자연의 삶만을 이상적인 삶으로 규정지을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다양한 욕구들이 서로 충돌하기에 그것을 조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역할이라도 필요하다. 또한 어떤 이들은 불행이 거듭 닥쳐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구제할 역할도 필요하다. 無爲가 능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노자의 가르침은 국가와 사회의 지도이념이 될 수가 없고 개인 차원에서 머물렀다. 노자의 가르침과 함께 불교의 가르침도 역시 그러하다. 불교는 근본적으로 탈세상적이기에 그러하다. 국가와 사회의 지도이념은 언제나 유가의 가르침이 주도하였다.

故貴以身爲天下(고귀이신위천하) : 고로 내 몸을 천하보다 귀히 여기는 사람
可以寄天下(가이기천하) : 가히 세상을 맡을 수 있고
愛以身爲天下(애이신위천하) : 내 몸을 천하보다 사랑하는 사람
可以託天下(가이탁천하) : 가히 세상을 떠맡을 수 있을 것이다
- 노자 13장 -

제 몸 귀한 것은 당연하지만 노자의 이러한 생각을 극단으로 발전시킨 이가 楊朱(양주)다. 양주는 말하기를 “내 몸의 털 하나를 뽑아서 온 세상이 이롭다 하더라도 나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노자의 가르침이 아무리 그럴듯하더라도 제 몸 귀하게 여기기를 천하만큼 하는 이에게 천하를 맡길 수는 없다. 적어도 인민들에 대한 측은지심이 발할 때는 제 몸 귀함을 잊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양주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이가 묵자다. 묵자는 말하기를 “내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를 갈아서라도 세상에 이롭다면 나는 하겠다”고 했다. 종교적 희생양의 모습이다. 양주와 묵적의 모습은 두 극단의 모습이다. 극단적인 언어는 정말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논리를 말하는 것이다.

개인이 중할까 전체가 중할까? 양주는 개인이 중하다 한다. 묵적은 전체가 중하다고 한다. 내가 군 신체검사를 받을 때의 일이다. 군대문화를 지독히 싫어한 나는 가급적 군대를 가지 않으려 했다. 그것을 눈치 챈 군의관이 말한다. “국가가 중한가 개인이 중한가?” 당시 나는 그 말을 반박할 논리도 없고 힘도 없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군의관의 말이 괘씸하다. 그의 말은 군부독재시대에 전체주의적, 국가주의적인 발상에 근거한 말이다. 개인은 마땅히 국가를 위해서 희생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한 말이다.

개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개인을 위해서 국가가 필요한 것이지 국가를 위해서 개인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것이지 국가가 개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개인을 하찮게 여기는 국가라면 그런 국가는 필요가 없다. 극단적 爲我主義를 말한 양주의 말이 지도자의 자세는 분명 아니지만 결코 무시당해서는 안 될 귀한 말이다.

언제든지 개인은 국가와 사회의 – 얼마든지 대체 가능한 – 부속품취급을 받아왔다. 잘 발달된 사회 시스템은 어느 누가 갑자기 죽는다 하더라도 조금도 흔들림 없이 매끄럽게 돌아간다. 개인의 가치와 정체성은 흩어진지 오래다. 이러한 때에 “내 몸을 천하보다 사랑하라”는 노자의 선언은 나의 가치와 자존심을 한없이 높여준다.

대기업 상품 보다는 중소기업 상품을 이용합시다.
대형유통회사 보다는 동네 가게를 이용합시다.
======================================================
대전 유성구 원내로 39번길 59 <새교회> 우)34227
☎ 010-3243-2665 E-mail: khhyhy@hanmail.net
후원계좌 / 농협 453047-52-043161 김홍한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