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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화학물질 빼내기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 위해
2017년 10월 14일 (토) 10:09:16 유미호 ecomiho@hanmail.net

바디버든(Body Burden). 우리 몸속에 들어있는 특정 유해인자 내지는 화학물질의 총량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 몸속에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유해화학물질이 들어와 있습니다. 음식이나 공기, 혹은 물을 통해 몸속에 들어와서는, 어깨 결림부터 아토피와 피부질환, 두통과 기억력 감퇴와 노인성 치매, 당뇨와 암은 물론, 기형, 불임, 자궁내막증에다 현대의학으로 밝혀지지 않는 질병들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바디버든, 몸이 보내는 위험경고

몸속 화학물질은 날로 쌓여, 우리가 ‘생육하고 번성’하는 복을 누리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삶의 기본이 되는 숨 쉬고, 먹고, 자고, 이동하는 생활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으면 오히려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공기 중의 미세먼지는 물론, 각종 먹을거리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과 옷, 샴푸 등의 목욕제품, 생리대와 같은 여성용품, 침구와 벽지 등 집안의 마감재, 살충제와 플라스틱제품, 의약품 등의 원료에 든 각종 화학물질 때문입니다. 남자의 정자 수를 전과 비교해 절반으로 줄이고, 유방암 자궁암 전립선암 등 생식과 관련한 암 발생률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된지 오래입니다. 제품에 든 화학물질은 몸 안에 들어가 성기능이나 생식기능, 면역기능을 파괴해 종의 소멸을 재촉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최근 논란의 한 복판에 있는 ‘가습기 살균제’의 경우 소독 기능을 하는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이 폐포꽈리까지 들어가 ‘단순 감기 - 기흉 - 폐섬유화(조직이 굳어짐)’를 초래해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습니다. 어린이나 임산부, 노인들은 이 물질에 더 취약한데, 특히 어린이는 성장하는 시기여서 성인보다 체중 대비 숨을 빠르게 여러 번 쉬고, 많이 먹고 마셔 문제가 더 큽니다. 뱃속 태아의 혈액 속에는 산모가 흡수한 유해물질보다 더 많은 농도의 화학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편리함으로 포기할 수 없는 몸, 거룩한 성전

상황이 이러한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인정하지 않는 듯합니다. 아니 인정은 하더라도 이미 익숙해진 편리함을 포기할 의향은 전혀 없는 듯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1,200만 종과 해마다 새로이 출시되고 있는 2천여 종의 화학물질이 가져다준 편리함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우리나라는 35,000종이 쓰이고 있고, 해마다 200종이 새로 개발되거나 수입되고 있음). 합성섬유, 합성세제, 살균소독제, 방향제, 광택제, 얼룩제거제, 통조림 부식방지제는 물론 영수증 코팅, 아스피린, 치아 레진 등 화학 물질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농사를 편하게 짓게 하는 농약과 화학비료, 식품에 들어가는 방부제 보존제 등의 식품첨가물, 각종 플라스틱을 이용한 각종 도구와 비닐제품이 가져다주는 화학물질은 이미 너무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화학물질 없는 삶’은 시도는커녕 꿈꾸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습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지금의 편리함이 우리의 몸과 삶, 생명의 터전을 너무도 크게 위협하고 있어서입니다. 지난 10년간 ‘환경호르몬의 습격(2006)'이후 8편의 다큐로 몸속 유해화학물질을 추적해온 고혜미 작가는 최근 ‘바디버든(2016)’에서 말합니다. “여학생들의 생리통이나 자궁내막증 질환이 극적으로 늘어났다. 통증 정도로 보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이가 3배나 늘었다. 몸속에 들어온 생식독성의 화학물질이 배출되지 않고 지방 세포에 비정상적으로 보관되어 나타나는 성조숙증에 따른 것이다”라고. 불임 환자가 늘어 시험관아기에 인공수정이 시도되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고 합니다. 더구나 인공 향, 릴리안 생리대, 살충제 달걀, 가습기살균제, 새집증후근 등 화학물질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날로 느는데 그 원인을 밝혀 개선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합니다.

한 순간의 편리함으로 대신하기에는 우리 몸이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몸은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는 곳으로, 하나님의 성전이자 거룩한 곳(고전 3:16)'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씀을 듣고 능력 있는 기도와 삶을 산다고 해도, 몸속에 유해화학물질을 들인다면, 거룩하고 건강하게 돌보라 하신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입니다.

일상에서 몸속 유해화학물질 빼내기

그러니 이제라도 화학물질을 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완전히 들이지 않는 것은 어렵더라도, 적게 든 것을 찾아 먹고 입고 쓰되, 그조차도 필요만큼만 해야 합니다. 몸속 화학물질의 근본문제가 석유를 사용하면서부터 출발했다고 볼 때, 석유가 아닌 자연에서 온 것을 찾아 바꾸는 일은 아주 중요합니다. 어렵더라도 조금씩 또는 과감히 바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미 ‘살아가야(生) 할’ 명을 받고 세상에 온 수많은 생명들이 제 생명을 다 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나갔고, 살아 있더라도 건강한 제 모습을 잃고 고통 중에 신음하며 하나님의 자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애당초 화학물질은 몸속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물질이었고, 들어와 봐야 생명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유해한 물질입니다.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일상에서부터 화학물질에의 노출을 줄여야 합니다. 우선은 우리 입과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화학물질의 경로를 개인적으로 살펴, 그 노출을 줄이는 것이 최선입니다.
받은 생명의 ‘생육하고 번성’함을 생각하면서, 제품을 쓸 땐 먼저 의심해볼 일입니다. 생활화학용품의 경우는 제조성분이 모두 공개되어 있고 알 수 있는 제품인지, 독성 및 위해 정보가 공개되거나 그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아주 미량일지라도 화학물질이 들어갔다면 어떤 것이든 꼭 써야 하는 것인지 자문할 일입니다.

‘자연적’ 방법으로 간단히 할 수는 없는지도 물을 일입니다. 깨끗이 하고 싶은 거라면, 베이킹 소다, 식초, 그리고 EM(유용한 미생물) 발효액으로 만든 비누가 훨씬 유용합니다. 공기가 건조하다면, ‘숯을 이용한 천연 가습기’를 만들어 사용하면 됩니다. 숯은 공기 정화에도 좋고 항균 기능이 있습니다. 또 화장품이나 비누, 모기 퇴치제, 면 생리대와 같이 간단히 만들어 쓸 수 있는 것은 직접 만들어두고 습관을 들여도 좋을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미 몸속에 든 화학물질을 빼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빠르게 해독해낼 수도 있겠으나, 일상에서 배출하면서 화학물질이 든 제품과의 이별을 연습하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우선은 물을 많이 마시되, 플라스틱과 관계되는 정수기나 생수보다는 수돗물을 끓여 마시는 게 더 나을 것입니다. 먹는 음식은, 고기와 치킨을 덜 먹고 패스트푸드를 삼가고, 식이 섬유가 든 채소류와 식물성 기름(견과류 및 들기름 등)을 섭취하면 배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상과 사회에서 내딛는 거룩한 발걸음

사실 바디버든의 문제는 자신의 습관을 알아채는 순간 바꿀 수 있습니다.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유해화학물질을 멀리하기 시작하면 몸은 달라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물론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는 유해화학물질을 완전히 피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어쩌면 유해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업이나 관리 감독해야 하는 정부가 그 문제를 해결하리라 기대하는 것도 무리일 수 있습니다. 독소의 작가 레이몽이 말하듯 차라리 내 습관을 바꿔 사용하지 않는 것이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화학물질 없는 세상을 향한 거룩한 첫 걸음에 불과합니다. 주위에 화학물질이 가득하니 언제 내 아이와 부모가 노출될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온전히 안전하려면 한 걸음 더 내딛어야 합니다. 실내에서 분무되는 스프레이 제품만이라도 호흡독성 안전자료 제출하여 안전 허가를 받고 판매하게 해야 합니다. 어린이와 산모, 노인 등 약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거나 다수 사용자의 건강에 피해를 입혔을 경우는 강도 높게 형사상 처벌을 받게 해서 기업이 제품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게 해야 합니다.

시대가 위험하여 더운 날 냉수 한 그릇도 맘 놓고 마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도만 틀면 깨끗한 물이 쏟아지고 생수도 즐비한데, 어느 누구도 그 안전성을 장담하지 못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물만의 문제가 아니니, 지구 상 크고 작은 생명 모두가 하나님 안에서 한 식구임을 고백하며 서로의 몸을 모시고 살아야 가능합니다. 기꺼이 가난히 살고자 절약하면, 생명을 다치게 하는 자원이 아닌 모두를 살리는 자원을 쓰면,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모든 자원을 순환시키면, 몸속 유해화학물질은 줄어듭니다. 우리 몸은 물론 지구 상 생명 모두가 허락받은 풍성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내 몸과 지구가 ‘지키고 돌봐야’ 할 우리의 몸이자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임을 고백하면서 녹색 삶을 살아간다면... ‘주여,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받은바 생명을 안전하고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 지혜를 허락 하옵소서.’ (신앙계, 2017년 11월호 기고)

* 글쓴이 유미호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의 연구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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