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말할 자격이 있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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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말할 자격이 있는 나라
  • 김홍한
  • 승인 2017.09.05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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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기울어갈 때, 독립신문 기사

조선 말, 나라가 기울어갈 때, 독립신문 기사의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만일 조선 사람들이 꿈을 깨어가지고 물을 구워먹어 가면서도 진보하여 공평하고 정직하고 편리하고 부국강병하는 학문과 풍속을 힘쓰거드면, 조선 사람도 영국이나 미국 사람만 못하지 않을 터이요, 조선도 청국을 쳐 요동과 만주를 차지하고 배상 8억만원을 받을 터이니, 원컨대 조선사람들은 마음을 크게 먹어 10년 후에 요동 만주를 차지하고 일본 대마도를 찾아올 생각들을 하기로 바라노라. 하면 될 터이니 결심하며 할 생각들만 하고 못 되려니 하고는 생각지 말지어다.

1896.8.4 독립신문.

당시 독립신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이었고 신문제작에 참여했던 이들이 또한 당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었다. 이 독립신문의 기사가 자극이 되었는지 1897.2.25 고종황제는 대한제국을 선포했다.

대전에서 작은 교회를 섬기고 있는 김홍한 목사

조선이 이제 제국임을 선포했다는 것은 우리도 힘을 길러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지배하겠다는 것이다.

이 독립신문의 기사를 중국인들이 보았으면 어떠했을까? 중국의 지식인들, 지도자들 중 상당수가 보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 기사를 중국의 신문들이 인용 보도했을 수도 있다. 중국인들은 분노가 치솟았을 것이다. 영국보다, 러시아보다, 일본보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조선이 더 미웠을 것이다. 중국이 힘을 잃자 속국과도 같았던 조선까지도 중국을 얕보니 얼마나 억울하고 얼마나 분노가 치밀었을까?
이 독립신문의 기사를 일본인들이 보았으면 어떠했을까? 역시 보았을 것이다. 그들은 비웃었을 것이다. 그리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이제는 조선을 마음 놓고 침략해도 되겠다는 명분으로 삼았을 것이다.

나는 감히 생각한다. 조선이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꾼 이후 조선은 망해도 되는 나라가 되었다. 서양제국주의국가들의 침략행위를 비난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우리나라를 직접 침탈하여 빼앗은 일본조차도 비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우리는 침략하지 않겠다.” 라고 했을 때 “자주”, “평화”라는 말이 의미가 있지 “우리도 침략하겠다.”는 상황에서는 오직 힘만이 잣대가 된다. 드러내 놓고 하는 싸움에서는 승자가 아름답다. 승자에게 찬사를 보내고 승자에게 트로피를 주고 승자에게 상금을 준다.

나라를 보존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힘이 아니다. 돈도 아니다. 평화사랑이다. 그런데 군비를 한없이 늘리고, 매년 다른 나라 군대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다. 게다가 다른 나라에 무기를 수출 하면서 “우리는 평화를 사랑 한다”고 할 수는 없다.

“평화는 힘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고 한다. 힘이 있는 자가 평화를 사랑한다면 평화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힘 있는 사람들은 평화보다는 침략과 지배를 추구한다. 힘을 써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써먹지 않는 힘은 힘이 아니고 또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평화를 말할 자격이 있는 나라

미국은 평화를 말할 자격이 없다. 일본도 자격이 없다. 영국, 독일, 프랑스도 자격이 없다. 이제까지 남의 나라를 침략해 오고 착취해온 나라들이 평화를 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들이 평화를 말하려면 먼저 침략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배상을 한 연후에야 가능하다.

지금 패권국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도 평화를 말할 자격이 없다. 평화를 말할 자격이 있는 나라는 20세기 가혹한 식민통치를 받은 나라, 제국주의 침략과 이데올로기 전쟁의 최대 피해자, 아직까지도 분단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나라, 도대체 우리가 평화를 말하지 않으면 누가 평화를 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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