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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지성 장마? 들어본 적 있으신지요?
인천시는 도시 곳곳 하천을 늦기 전 정비해야
2017년 07월 23일 (일) 18:10:23 박병상 brilsymbio@hanmail.net

2000년 이후, 지구가 더워졌다는 걸 실감하게 된 이후 우리나라에 장마 뒤에 국지성 호우가 왔습니다. 그런 호우를 가을장마라고 했고, 요사이 장마는 뿌리는 비의 양이 적어 농사에 지장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없었던 일인데, 그런 예외적인 현상이 점점 늘어납니다. 우리 농업에 비상이 걸리게 됩니다. 장마철 전후 내리는 비가 60% 가까이 되는 우리나라의 농업은 마른 장마와 가을 장마에 적응하기 어려워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올 장마 이전에 전국을 바싹 마르게 했습니다. 기상관측 이래 가장 지독한 가뭄 이라고 했는데, 가뭄 뒤의 홍수가 국지성으로 왔습니다. 한데 그 홍수가 또 기상관측 이래 최대의 국지성이라는군요. 이런 날씨 상황에 적응할 농작물이 있을지 걱정입니다. 우리 도시 구조는 어떨까요? 도심을 가로지르던 하천의 폭을 좁히고 대신 도시 대부분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에 덮였습니다.

빗물을 활용하지 못하고 전부 배제해야 하는 도시는 가뭄이 들어도 다른 지역에서 물을 가져오므로 나 몰라라합니다만. 홍수, 특히 국지성호우가 내리면 도시의 저지대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는 물을 전혀 완충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아까운 빗물을 활용할 방안을 도시 곳곳에서 모색해야한다고 서울대학교 한무영 교수는 수십년 동안 제안합니다만, 도시마다 예산 핑계를 대며 대안을 여태 외면해왔습니다.

처음 듣는 국지성 장마가 지구온난화의 또 다른 경고라고 전문가는 풀이합니다. 내년 이후에도 올 국지성 장마가 되풀이된다면 빗물을 완충할 능력을 없앤 도시의 대책은 무엇이어야아할까요? 그 대책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바다가 가까워 빗물의 배제가 쉽다고 방심하는 인천은 도심에 녹지와 습지가 태부족합니다. 빗물을 완충하게 하려고 만든 유수지가 쓸모없는 운하로 바뀌면서 그 대책은 더욱 희미해졌지요. 답답한 마음을 <인천in>에 기고했고, 게재된 글을 잇습니다.

   

[환경칼럼] 국지성 장마가 일상화된다면

지난 7월 17일 새벽. 번개와 이어진 천둥은 이번 장마의 성격을 드러냈다. 번개가 번쩍이자마자 천둥이 이어진다면 구름이 낮다는 의미인데, 한참 뒤 천둥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만큼 구름층이 두터웠고 내리는 비의 양도 많았다. 희한한 건 억수 같던 비가 갑자기 그치더니 우산을 접고 몇 걸을 띄기 무섭게 다시 쏟아지기를 반복했다는 점이다. 언론은 ‘국지성 장마’라 했다. 국지성 장마? 처음 듣는 말이다.

기상대는 올해 장마는 비가 적을 거라 예견했지만 오보였다. 빗줄기는 재앙을 예고하듯 거셌다. 인천의 아파트단지는 별 문제없이 아침을 맞았지만 시간 당 90밀리의 폭우가 260밀리 이상 내린 청주는 재앙에 빠졌다. 도로가 잠기고 무심천 가장자리에 세운 자동차가 휩쓸렸다. 심지어 집체가 떠밀렸다. 22년 만의 기록적 폭우라지만 국지성 장마는 처음일 것이다. 도시 면적에 비해 하천의 면적이 좁은 인천에 청주와 같은 비가 쏟아지면 견뎌낼 수 있을까?

도심 복판에 무심천이 흐르는 청주는 주위에 농촌이 남았고 숲도 인천의 시내보다 넓다. 빗물을 완충할 능력이 있건만 급작스런 빗물을 이기지 못했다. 도시 곳곳에 예전처럼 논이나 습지가 남았다면 재해는 줄었겠지만 청주나 인천은 이미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였다. 억수 같은 비는 낮은 곳으로 흘러들었고 무심천은 그만 범람했는데, 올해와 같은 장마는 내년 이후에도 반복되지 않을까? 기상 전문가는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라고 분석하던데, 지구온난화는 심화되기만 한다.

갯벌을 매립해 편평한 땅이 넓은 인천은 빗물에 약할 수밖에 없다. 매립지 위에 조성한 공업단지는 유수지를 확보했지만 올해와 같은 집중호우를 대비할 정도일까? 빗물을 받았다 바다로 내보내는 유수지가 없다면 지하시설은 침수되고 말 텐데, 송도신도시는 공원의 좁은 습지가 유수지 흉내를 낸다. 면적이 충분해보이지 않는다. 바다가 가깝지만 청주처럼 쏟아져도 빗물을 안전하게 바다로 내보낼 수 있을까? 송도신도시 뿐이 아니다. 바다와 거리가 먼 구도심은 괜찮을까?

장마 직전까지 이어진 올해의 가뭄은 전례가 드물 정도로 극심했다. 이어 내린 장마처럼. 농토가 바싹 말라도 물 사용에 지장이 없는 도시는 가뭄과 홍수의 고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지만 가뭄과 국지성 장마가 일상화된다면 달라져야 한다. 수자원 보전을 위해 물 사용의 방식이 바뀔 필요가 있는데, 인천은 그 준비가 부실해 보인다. 억수 같은 빗물을 완충할 수단이 부족하고 지독한 가뭄을 극복할 장치는 거의 없다.

빗물은 흘려보내기에 아까운 중요한 자원이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의 한무영 교수는 빗물을 받아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약간의 정화과정만 거치면 생수처럼 마실 수 있는 빗물을 건물이나 아파트단지에서 받으면 재해도 완충할 뿐 아니라 가뭄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뿐인가? 도시에 흔적만 남았거나 복개돼 보이지 않는 하천에 필요 이상 모인 빗물을 보낼 수 있다고 귀띔한다.
하수가 뒤섞이며 악취가 발생하자 복개한 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하자는 제안이 인천에도 있다. 하지만 흐르는 물이 하천에 유지되지 않으면 악취는 줄어들지 않으므로 고민이다. 가까운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바다로 방류하는 처리수를 하천으로 유도해 흐르게 하자는 발상이 나오지만 그를 위한 관로 부설과 유지관리 비용이 적지 않다. 하천 주변에서 빗물을 모았다 활용한다면 유지관리가 그만큼 쉬워질 수 있다.

국지성 장마가 이번에 인천을 비껴간 건 천만다행이었다. 계속 천운을 기대할 수 없다면 인천시는 도시 곳곳의 하천을 늦기 전에 정비해야 한다. 빗물을 완충하면서 범람을 피할 수 있도록 폭을 넓히고 평상시 맑은 물이 흐를 수 있도록 관리해야겠지만 빗물 활용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선 공공시설부터 빗물을 저장해 활용할 수 있도록 솔선해야 한다. 관이 앞장서면 기업이 따른다. 근린공원에 습지를 확보하고 빗물을 활용한다면 도시의 먼지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이참에 인천시에 제안할 것이 있다. 시공 전부터 환경단체에서 누차 지적했듯, 아라뱃길은 물동량이 거의 없다. 운하로 활용하기 위해 수심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면 애초 계획된 굴포방수로의 기능, 유수지로 환원해야 한다. 빗물을 완충하던 부평과 계양구의 논이 아파트단지로 사라진 이후 홍수가 빈발하는 계양산 일원의 빗물을 받을 수 있도록 수심을 대폭 낮출 필요가 있다. 화물선이 다니지 않는다면 수심을 지금처럼 유지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글쓴이 박병상님은 인천 도시생태ㆍ환경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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