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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군홧발소리
지배자에게 잡혀 처형된 예수 바라본다
2017년 05월 18일 (목) 23:14:25 김달성 kdalsung@hanmail.net

 1980년 5월, 나는 서울 사당동 판자촌에 살고 있었다. 5월18일 직후, 나는 군홧발소리에 새벽잠을 깨곤했다. 쩌벅쩌벅 소리에 놀라 깨어났다. 눈을 비비며, 허름한 판잣집 문틈으로, 몽둥이를 든 장정들이 산동네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았다. 사람들을 잡아가려고 판자촌에 들이닥쳤던 거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악명 높은 삼청교육대로 끌어간 것이다. 단지 군사독재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오로지 전과자라는 이유로, 가난한 판자촌에 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끌려가 무자비한 탄압을 받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 야만의 시기에 광주만이 아니라 전국이 동토였다. 어딜 가나 꽃들이 만발하고 꽃내음이 진동하는 계절에.

 

   

얼마 뒤 , 우리는 몰래 숨어서 비디오를 보기 시작했다. 새파란 전도사 시절 ,나는 청년 노동자들과 대학생들이 함께 어울리는 판자촌교회 야학에서 그 비디오를 함께 보았다. 노동자나 대학생의 자취방에서도 그 비디오를 숨 죽이며 보기도 했다. 친구 집에 놀러온 동료들과 함께. 혹시 통,반장이 신고라도 할까봐 조심스레 보았다. 그 비디오는 화질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영상물에 깊이 빠져들었다. 가슴이 뛰고 피가 솟구쳐 오르기도 했다. 살이 떨렸다.


탱크를 앞세운 내 나라 군인들이 학생, 청년,여자, 남자 시민들을 방망이로 내리치고, 군홧발로 짓이기고 , 검으로 마구 찌르고, 총으로 쏴 죽이는 광경을 보면서 , 우리는 눈물을 삼키거나 두 주먹을 움켜쥐기도 했다. 누구는 쓴 소주를 병째 마시기도 했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저마다 자기의 삶의 현장으로 돌아갔다. 공장이나 캠퍼스로.


그런 시간이 쌓이고 또 쌓였다. 뛰는 심장들과 불끈 쥔 주먹들이 여기저기서 모아지고 또 모아져 마침내 87년 6월 항쟁을 일으켰다. 빗방울이 도랑 되고, 도랑물이 개울 되고, 개울물이 강이 되고, 강물이 바닷 되듯 큰 항쟁의 물결이 또 다시 일었다.자유롭고 평등한 사랑의 사회를 향한 물결이.


역사는 어두움과 빛이 섞여 흐른다. 빛과 어두움이 때로는 격렬하게 충돌하기도하고 혼재되기도 한다. 둘은 서로 으르렁대며 밀당을 하는 세월을 지루하게 보내기도 한다. 아직도 어두움이 빛을 이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구촌을 둘러보면 더욱 그렇다. 빛이 어두움을 이기는 경우는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보는 순간,그 만큼 정도라고 하면 지나친 걸까?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그는 빛을 좇아 살자는 하늘의 청원에 응한 사람 아닌가? 
 나는 빛이 조금도 없기에 빛이신 그리스도를 오늘도 바라본다.
외양간에서 태어나 가난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유롭고 평등한 하나님나라 운동을 하다가, 지배자들에게 잡혀 처형된 청년 예수를 바라본다.
3일만에 다시 살아난 그의 성령을 의지하며 또 하루를 다시 시작한다.

 

김달성목사(평안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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