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정원에서의 '종이 금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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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정원에서의 '종이 금식 '
  • 유미호
  • 승인 2017.04.05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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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창조의 숲에서 오는 선물

사순 시기의 서른한 번째 날을 청명을 지나 맞습니다. 날이 맑고 淸明하여 ‘청명'이라는데 오늘도 날은 여전히 미세먼지 가득합니다. 그래도 철 따라 피고 지는 수많은 꽃들이 있어 감사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침묵 중 어제가 "청명(4.4 혹은 4.5)'이자 “종이 안 쓰는 날(4월 4일)"이란 걸 기억해. 10년전 사순절 기간 썼던 ”종이 금식“ 글을 꺼내어 읽습니다. 일부의 정보는 달라진 것도 있으나 여전히...

"주님, 이토록 아름답게 수놓으신 당신의 정원에서 살게 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정원에서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나무들을 생각하며 종이 한 장이라도 아끼는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도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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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금식"
- 2008년 녹색신앙정론지 ‘새하늘 새땅’ 겨울호 수록(글, 유미호)

어느덧 겨울은 가고 봄소식과 함께 사순절기에 들어섰습니다. 해마다 이맘 때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일정기간 금식함으로 마음과 생각만이 아니라 온 몸을 하나님께 집중하지요. 하지만 먹는 음식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 가운데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형상을 일그러뜨리는 것이 있다면 어느 것이든 삼가는 연습을 해야지요. 평소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던 물건을 깊이 묵상하고 그 사용을 삼간다고 했을 때, 종이 금식은 어떨까요? 수 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나무가 받는 고통을 생각하며 종이 금식에 임하면, 종이에, 나무에 숨겨진 하나님의 비밀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종이, 창조의 숲에서 오는 선물
예부터 종이는 창문의 창호지, 방 안의 벽지, 방바닥의 장판지로 주거 공간을 전부 포장했을 뿐 아니라 의식주에 필요한 물건을 만들어 쓰고, 예술적 작품도 창조해왔습니다. 또 지식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수천년 동안 ‘문방사우, 文房四友’라 일컬어질만큼 선비들에게는 친구같은 필수품이었습니다.
지금은 흔해져 생활공간을 둘러보면 더욱 종이가 차지하는 몫이 큽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책들. 복사용지와 공책, 메모지, 편지지, 봉투, 또 화장지와 포장지, 벽지와 천정지와 장판지, 그리고 종이상자와 종이컵을 비롯한 일회용기들 ...

이들 모든 종이용품들은 나무, 곧 숲에서 온 것입니다. 원료가 펄프고 펄프는 나무에서 온 것이니 숲에서 온 것이지요. 그러니 ‘종이는 나무요, 숲이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종이 소비
그런데도 숲에서 베어낸 나무로 만든 종이의 소비는 해마다 3% 정도씩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만도 2003년 한 해 동안 843만 톤의 종이가 소비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사용한 종이의 양은 176kg으로 세계 25번째이지요(미국 324kg, 캐나다 250kg, 일본 242.2kg 소비). 국민총생산(GDP)이 12위, 인구가 세계 25위, 에너지 소비가 세계 10위고, 한 해에 약 1천만 톤의 종이를 생산하고 있으니 문제될 것이 무어냐구요?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종이 생산을 위한 나무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아시아와 남미의 열대림으로부터 벌목된 것들이지요. 그런데도 신문사들의 지나친 부수경쟁으로 포장이 뜯기지도 않은채 버려지는 신문꾸러미가 여전하니 나무들의 애타는 마음을 누가 위로할 수 있을 런지요.

그 아픔을 이해하려면 종이가 사용되고 있는 곳을 먼저 살펴야 할 것입니다. 종이가 주로 사용되는 곳은 포장재입니다. 인쇄·필기용은 의외로 적습니다. 국내 종이 수요를 보면 골판지를 비롯한 각종 포장용 산업용지가 60%, 책을 만드는 데 쓰이는 종이는 24%, 신문용지가 12%, 나머지 4%는 화장지 등이 차지합니다. 인터넷 쇼핑과 택배의 확산에 따라 종이의 쓰임새가 정보를 담는 매체보다는 포장용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정쓰레기 중 포장용기나 포장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게로는 16%, 부피로는 60% 이상입니다.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나무를 해하고, 또 폐기물처리가 곤란해지는 걸 생각하면 포장이 없는 것, 간단하게 포장된 것을 선택하고, 제품보다 더 화려하게 치장한 과대포장은 거절해야 할 것입니다.

사라지는 지구의 숲
우리가 종이를 사용하는 만큼 지구의 숲은 날마다 사라져 갑니다. 종이 1톤은 높이 8m, 지름 14cm의 원목 17그루를 베어내야 얻을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연간 3억 3천만 톤의 종이가 생산, 소비되고 있으니(2002년 현재), 56억 1천만 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있는 셈이지요.

잘 알다시피 나무는 우리에게 목재만을 주지 않습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신선한 산소를 제공해줍니다. 울창한 숲 1ha는 연간 평균 이산화탄소 16톤을 흡수하고, 산소 12톤을 내놓는데, 이 산소량은 45명의 사람이 1년간 호흡할 수 있는 양입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730만 ha (국제식량농업기구, FAO 통계 : 2000~2005년 평균)의 산림이 감소하고 있으니, 약 1억 2천만 톤의 이산화탄소 흡수능력과 8천 7백만 톤의 산소 생산능력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지요.

종이 소비로 인한 숲의 파괴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숲의 파괴가 불러오는 환경파괴의 심각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지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열대림이 파괴됨으로 인해 산소 생산이 고갈되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점점 올라가면서 이상기후 현상을 증가시키는 영향도 주게 됩니다. 또한 열대림은 물을 저장하는 댐 역할을 하고, 그 물이 증발, 다시 비가 되도록 하는데 나무가 없어지면 비가 좀처럼 오지 않게 되고, 내린다 해도 토양을 유실시켜 적토가 노출됩니다. 적토가 고온에서 완전히 말라 버리면 생물이 살 수 없는 나쁜 토양이 되고, 급속도로 사막화됩니다. 지금과 같이 우리 나라 국토의 3/4에 해당하는 규모의 숲이 계속 사라진다면, 2100년이면 지구의 식물과 동물들의 2/3가 사라져 우리 스스로 종말을 고하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나무를 베지 않고 종이를 쓴다?
상황이 이렇다고 한들, 종이를 한 장도 안 쓸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행한 것은 전체 종이소비량 중 3분의 2가량이 한번 쓴 종이를 녹여 다시 만든 종이라는 것입니다. 버리는 종이 쓰레기 중 신문지와 골판지 그리고 잡지 같은 것을 분리수거한 덕입니다. 다만 전체 폐지 이용량의 1/4 수준인 150만 톤의 폐지를 매년 수입하는 것이기에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가정에서 폐지를 따로 가려서 내놓으면 수입하지 않아도 되고, 또 한 해에 150만 톤의 종이를 우리 땅에 묻거나 태우지 않아도 될텐데 말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가 사용한 종이를 종류별로 분리해서 내놓아야겠지요. 신문은 신문 대로, 복사지는 복사지 대로, 잡지는 잡지 대로, 상자는 상자 대로 분리해서 내놓으면 질 좋은 재생종이로 되살릴 수 있으니까요.

재생지는 나무를 절약하거나 최소한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재활용은 또한 나무를 종이를 만드는데 필요한 방대한 양의 에너지와 물을 보존하며, 환경 중으로 배출하는 유해화학물질의 양, 땅에 묻어야 할 엄청난 짐을 줄이게 됩니다. 폐지 1톤을 재생하면, 쓰레기 매립지 1.7㎥ 확보할 수 있고, 1,500톤의 석유와 30가구가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물 약 28톤, 4,200kW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또 나무는 17그루나 살릴 수 있습니다. 지구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공기를 맑게 하여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구요.

이쯤되면 종이를 쓸 때면 꼭 재생종이를 써야겠지요. 물론 종이를 사용하기 전에는 먼저 꼭 필요한 지 생각하고, 꼭 사용해야 할 경우는 재생종이를 사용할 일입니다. 재생종이를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맡기신 창조의 숲을 지키고 돌보는 일(창 2:15)이니까요.

재생종이로 시작하는 기후보호 캠페인
지난 해 여름, 뜨거운 폭염과 게릴라성 집중 호우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았습니다. 올해 역시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우리의 후손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뚜렷한 4계절을 경험하지 못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해서라도 종이 한 장, 우습게 보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종이 한 장 한 장이 지구 온도를 조절하는 이산화탄소를 조절하니까요.
올해는 교회가 앞장서 ‘종이로 시작하는 기후보호 캠페인’을 벌여보면 어떨까요? 우선 교회에서 쓰이는 주보 용지와 복사용지, 그리고 화장지를 재생용품으로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봅시다. 재생지의 질이 떨어지고 구하기 어렵다구요? 물론 쉬운 일도 아니고 환경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도 작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보를 재생지로 인쇄하고 한 쪽에 재생지임을 표시하는 것만으로도 교인들에게는 큰 환경교육이 될 것입니다. 그러한 작은 실천이 곧 기도의 한 모습이기도 하구요. 편한 것이나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재생공책을 써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재생공책이나 재생지로 만들어진 책을 구입해 시상하는 것도 좋겠지요.

물론 이러한 재생용품 사용 이전에, 할 일이 있습니다. 교우들과 함께 하나님이 만드신 창조의 숲을 찾아가 한 곳에 들어 다음의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바라기는 이번 재생종이 쓰기를 시작으로, 교회는 물론 교단 운영에 필요한 물품 전체가 친환경상품으로 대체되는 꿈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재생종이 쓰기 서약>
1. 종이를 쓰기 전에 먼저 꼭 필요한 지 묻겠습니다.
2. 이면지 사용을 생활화하겠습니다.
3. 재생비율 40% 이상 되는 복사용지를 쓰겠습니다.
4. 재생비율 100%의 화장지를 사용하겠습니다.
5. 재생종이로 만든 공책을 쓰거나 선물하겠습니다.
6. 재생종이로 만든 책을 사서 읽겠습니다.
7. 재생종이 쓰기운동을 확산시켜 나무의 선한 이웃이 되겠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 어두운 땅속에서 꿈틀대는 뿌리는 / 침묵의 원천에서 / 생동하는 말씀의 수액을 퍼올린다네. / 벗이여, 숲으로 가세. / 님의 침묵이 가장 아름답게 숨쉬는 / 숲으로 가세. - 고진하, [나무명상]

종이의, 나무의 숲의 선한 이웃으로
삶에 지쳐 숲을 찾아들게 되면 하나님의 창조를 깊이 묵상해보십시오. 그러면 종이를 대할 때마다 살아있는 나무와 숲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는 종이 한 장을 깊이 들여다 보십시오. 그러면 그 속에 담긴 비와 구름, 나무와 태양을 보고, 산속의 무수한 벌레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의 눈과 귀를 열어 들을 수 있게 되면 종이를 단순히 ‘아끼라’ 했을 때보다 더 소중히 여기게 될 것입니다.

모든 생명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도 알게 될 것이고, 그러면 여러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릴 수도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를, 가깝게는 우리의 이웃과 자연환경, 멀게는 전 세계의 환경문제를 ‘나’라고 생각한다면 모순되고 왜곡된 것들을 풀어내고 이겨낼 수 있으니까요. 경부대운하 문제도, ‘나’의 문제로 생각한다면. 아니 ‘나’의 문제로까진 아니더라도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생명의 젖줄인 강이 가까운 이웃으로 여겨기고 그들의 ‘하나님의 자녀’를 향한 소리를 들을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멈추어설지도 모를 일이지요. <끝>
Tip ---------------------------------------------------------------------
연간 1인당 종이소비량, 176kg ≒ 30년생 원목 3그루
≒ A4 1박스(2500매*75g)
연간 1인당 목재 및 종이 소비량 ≒ 소나무(지름 23cm, 높이 18m) 3.2그루 (목재 2, 종이 1.2)

종이 1톤 ≒ 높이 8m 지름 14cm 원목 17그루
신문 일년 구독량 ≒ 70kg으로 된 원목 1.5그루
우유팩 40개 ≒ 두루마리 화장지 1개
나무 1그루 ≒ 334kg의 이산화탄소 흡수, 251kg의 산소 방출
50년 자란 나무 1그루 ≒ 1억 4천만원의 가치 창출 <--- 국립산림과학원 2003년 산출
(3,400만원의 산소, 3,900만원 상당의 물, 6,700만원 상당의 대기오염 물질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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