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열심히 보다 성실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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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열심히 보다 성실히 해야
  • 김홍한
  • 승인 2017.03.30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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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는 삶은 욕망을 추구하는 삶

근 몇 년간 나의 일은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일이다. 50대 중반까지 너무 치열하게 살았다. 특히 50대 초는 더욱 그랬다. “지금 나는 전성기 나이를 지나고 있는데 전성기 나이를 이렇게 초라하게 보낼 수 있는가?” 하고 말이다. 삶이 치열했다기 보다는 내 초라함을 벗어나려고 치열했던 것이다.


박경리의 <토지>에서 혜관이 말한다.

“학문을 잘못하면 병이 들 수도 있을 거요. 자기 자신을 찾다 찾다보면 좁쌀이 되니까요.”

혜관의 이 말이 내게 하는 말 같다. 내가 좁쌀이 되어 가는가? 그도 아니다. 좁쌀은 그래도 단단하기는 하다. 나는 마치 시궁창에 버려져 퉁퉁 불은 밥알 같다.

오늘 하루도 흘려보냈다. 시간이야 마냥 흘러가는 것, 아쉬울 것도 아까울 것도 없다.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 속에서 나를 본다. 목적을 가지고, 꽉 짜여 바쁘게 보내는 시간들 속에서 나를 찾기는 어렵다. 그러한 시간들은 대개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니고 남에게 얽매인 시간들이다. 남에게 종속된 삶이다.

그래서 말인데 삶은 바쁘게 살면 안 된다. 열심히 살아도 안 된다. 성실히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사는 삶은 욕망을 추구하는 삶이다. 열심히 살다보면 쉽게 지친다. 삶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성실한 삶은 지치지 않는다. 실패하지도 않는다. 결코 무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참을 잃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성실한 삶은 결과에 관계없이 성공적인 삶이다. 모든 이의 삶이 그러해야 하지만 특히 목회자의 삶은 더욱 그러해야 한다. 목회는 열심히 하면 안 된다. 성실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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