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교회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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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교회는 알고 있다
  • 유미호
  • 승인 2017.03.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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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구는 교회(3), 녹색교회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소중히 여기게 하는 교회

또한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것임을 기억하고, 자녀들에게 창조의 아름다움과 거룩함을 가르친다. 성장이 아닌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삶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역량도 키우기 위해 훈련한다. 녹색의 눈으로 성서를 다시 읽게 함으로 창조에 대한 신앙고백들이 지속되게 한다. 그리고 자연학교를 열어 생명과의 교감을 영성적 차원에서 수용하게 한다. 들꽃과 나무, 곤충과 새들의 이름을 부를 줄 알고, 그들의 존재를 느끼게 하는 것을 예배와 교육의 핵심에 놓는다. 그러다 보니 한 생명 한 생명이 다 하나님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임을 알게 되고 그들의 아픔을 가까이 느끼게 된다.


끝없는 성장을 향해 가던 걸음을 멈추고 방향을 바꾸는 이들도 생겨난다. 이들은 ‘필요한 것만 취한다면 모두가 골고루 풍요로울 수 있음’을 안다. ‘생명유지에 필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신다’고 믿는다. 그러기에 덜 가지고 덜 쓰고 덜 먹고 덜 버리는 삶을 살아낸다. 교회는 이들 ‘일용할 양식만을 구하는’ 교우들을 힘껏 지지해준다. 모두가 주는 것보다 결코 더 많이 취하는 일이 없게 하려 애쓴다. 탐욕을 채우려고 함부로 파괴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순간순간 위협에 처해 있는 생명들이 도움을 청해올 때 거부하거나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고 ‘늘 깨어 있으려’ 훈련한다.

한 생명의 행복감을 높이려 애쓰는 교회

그리고 녹색교회는 교회 성장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들이 말하는 성장은 교인 수의 늘어남이 아니라 한 사람, 아니 한 생명의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건물을 키우거나 주차장을 넓히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자연과 이웃이 정말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살핀다. 병들어 신음하는 생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민감하다. 그것을 내어주기를 기뻐한다. 그래서 마당 한 쪽엔 길 잃은 개와 고양이들이 쉴 곳도 마련되어 있다. 버려져 외로움, 배고픔과 싸우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동물들이 쉬면서 제 숨을 되찾게 해준다.

이웃과 자연을 배려해서 교회에서 사용하는 물건은 한 번 구입하면 가능한 한 오래 쓴다. 새로 사야 한다면 친환경이나 재활용 제품을 골라 쓴다. 매 주일 주보로 사용되는 복사지는 재생지여서 창조의 숲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자연스레 드러낸다.

지금껏 죽고 또 죽어가고 있는 생명들을 기억해, 그들과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예산을 아낌없이 쓴다. 교회의 이익을 위해 투기하는 일은 절대 없다. 오히려 교회가 보유하고 있는 땅을 공동의 자산으로 내어놓거나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을 구입해서 자연에게 돌려준다. 숨쉬기 힘들어하는 생명들을 찾아가 막힌 부분을 터주는 일이라면 주님께서 자신을 내주셨듯이 기쁨으로 헌신한다.

일상에서 온 우주가 제 숨 쉬는 구원을 노래하는 교회

녹색교회가 공동으로 고백하는 신앙은 이렇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고, 지금도 창조보전을 위하여 일하심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사랑하사 그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고, 십자가의 피로 만물과 화목케 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죽은 자 가운데 부활하셔서 영생을 약속하셨습니다. 성령은 모든 피조물이 창조될 때에 보내심을 받았으며 지금도 만물을 새롭게 하십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은 청지기의 사명을 부여받았으며,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만물을 충만케 함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룰 것임을 믿습니다. 아멘.”

녹색교회는 사람이 한 개인으로는 절대로 존재할 수 없음을 고백하게 한다. 그들 모두가 세상을 보는 눈에는 흙에 대한 진한 그리움과, 형제요 자매로 지음 받은 생명들에 대한 따스함이 배어 있다. 사람들은 그리움을 통해 창조주 하나님을 더욱 경외하게 되며, 한 생명, 한 우주, 한 천지, 한 바람 속에서 사는 기쁨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그들에겐 뜨거운 물을 마당에 쏟아 붓지 않을 만큼 작은 생명일지라도 배려할 줄 아는 넉넉한 사랑이 가득하다.

주일은 교우들이 통째로 숨을 돌리는 날이다. 일하고 쉬고 먹고 자고 하는 일상의 일들을 창조신앙에 비추어 성찰하기에 좋은 날이다. 그러하기에, 그들의 일상은 늘 창조신앙에 근거해 제 숨을 쉬며 살아가는 시간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사회 속에서도 기후변화와 핵발전소, 송전탑과 같은 에너지 문제, GMO 문제 등에 깊이 관여하며 산천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사업에 저항한다. 한 생명이 제 숨을 회복하는 것을 넘어 사회와 온 우주 만물이 제 숨을 회복하는 구원을 위해서다.

녹색교회는 결코 사람에만 관심을 두고 사람의 구원에만 관여하는 하나님을 상상하지 못한다. 향기로운 꽃, 맑게 노래하는 온갖 새와 벌레들, 아니 모든 생명 안에서 하늘과 땅, 비와 바람, 온 우주, 그리고 하나님의 얼굴을 본다. 모두가 그들에게 거룩하게 다가선다. 모든 생명 안에는 하나님이 부여하신 동일한 생명의 가치가 있음을 깨달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협에 처한 생명의 외침을 들을 수 있으며, 그를 위해 기도하며 헌신한다. 주님이 그랬듯이, 그들과 함께 호흡하길 희망해서이다.

길 잃은 한 생명의 숨까지도 품는 교회

녹색교회는 알고 있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께 속한 거룩한 것이요, 우리도 한 생명으로서 공통된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안다. 또한 하나의 숨, 하나님의 숨으로 이어져 있어 어느 한 곳이 끊기면 전체가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그렇기에 한 생명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 ‘성장’에서 돌아서서 ‘생명’ 그 자체를 품으려 한다. 온 힘을 다해서, 온 마음을 다해서 한 생명 한 생명을 지키고 사랑한다. 하나님이 온 세상을 사랑하셨듯이. 주님이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셨듯이.

이미 숱한 생명들이 사람들의 탐욕과 개발 유혹에 이 땅을 떠났다. 다행스럽게도 이미 녹색교회의 길을 걷고 있는 교회들이 있다. 녹색교회는 떠나간 생명의 마지막 울음을 기억하며 마음모아 기도한다. “주님, 기대어 살 수 있는 땅을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우리에게 새롭게 하는 영을 불어넣으시며, 나 자신과 다른 생명을 주신 그대로 지키며 돌보게 하소서”라고. 그리고는 첫 숨을 불어 넣어준 하나님이 우리의 마지막 한 숨도 받아주실 것이라 믿고 간구한다. 이 땅 모든 교회들이 이 길을 더디더라도 한 걸음씩 함께 걸어갈 수 있기를 ... ‘그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녹색교회’에 대한 초록빛 상상의 날개를 접는다. <끝>

<내가 꿈꾸는 교회, 2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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