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악당’으로 살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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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악당’으로 살지 말아야
  • 유미호
  • 승인 2016.11.11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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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성적, 배우며 실천합시다

제22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가 모로코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작년 파리에서 개최된 총회에서는 2020년부터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가 기후변화 대응해가야 하는 신기후체제인 파리기후협정이 채택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1월 4일 그 파리기후협정이 공식적으로 발효되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기후협정이 발표되는 날 기후변화 전문 온라인 언론(Climate Home)이 우리나라를 2016년 기후악당 목록에 올렸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무책임하고 게으른 나라라고 지목한 것입니다. 32개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가의 ‘감축 행동’을 추적하고 있는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이 해마다 발표하고 있는 것에 따른 것으로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이러한 부끄러운 평가를 대하고도 우리는 아무런 변명도 할 수 없습니다. 지난 해 파리협정이 체결될 때는 물론 그 이후 정부가 취하고 있는 기후변화 대응정책 때문입니다. 며칠 전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발표한 성명이 그를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0억 달러(약 7.7조 원)의 재정을 석탄 관련 프로젝트에 제공하는 등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의 석탄 투자국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올해 정부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해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배출전망치 대비 30% 감축)를 공식적으로 폐기했으며, 환경부가 담당하던 기후변화 정책의 총괄을 국무조정실로, 배출권거래제 업무를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로 이관했습니다.

사실 지난해 말 파리협정이 체결될 때 이미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CCPI)가 조사 대상이었던 58개국 중 54위였습니다. 비록 독일 민간연구소와 유럽기후행동네트워크 차원에서 발표한 것이라지만, 그러한 지적을 받고도 우리나라는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파리기후협정 체결 당시 제출한 자발적 감축목표를 이루려고 하는 노력은 애당초 관심이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4개 OECD 회원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표적 온실가스 다(多)배출 에너지원인 석탄의 늘어나는 소비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거꾸로 행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0%가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 부문에서 나오고, 그 중 80%가 국내 전체 발전설비의 30%를 담당하는 석탄화력 발전에서 나옵니다. 그런데도 앞으로 더욱 석탄 사용량을 늘릴 전망이니 말입니다. 국가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3년까지 현재 설비의 66% 수준인 총 1만8144MW의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건설·가동할 것입니다. 이대로라면 2029년까지 석탄발전량은 68% 증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2배 이상 증가할 것입니다. 현실이 이러하니, 오늘 우리는 세계인들이 우리나라를 일컬어 ‘기후악당’이라 해도 할 말이 없을 뿐입니다.

이제라도 국가 이미지를 바로 세우려면, 서둘러 신기후체제에 대응할 정부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후변화에는 관심도 없는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로 이관된 업무를 환경부로 돌리는 것이 우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정부조직이 별도로 세워진다 해도 자체적으로 알아서 움직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책은 국민이, 시의 기후변화 대응책은 시민이 함께 나서서 파리기후협정 이후 우리가 이루어야 할 목표와 이행계획을 구체화하는 공부를 시작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각자 속한 현장(마을 내 가정, 학교, 직장, 교회) 속에서 함께 공부하며 이룰 수 있는 감축목표와 이행계획, 그리고 성과지표를 세워 실행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를 ‘기후악당’으로 지목하고 있는 이들은 물론 기후난민들 앞에 부끄럽지 않게 당당히 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주님께서 지금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함께 내가 사랑하는 이들 곧 네 이웃의 것을 도둑질하지 말라. 그들이 자신의 생명을 풍성히 누릴 수 있도록 도우라.” 응답합니다. “세상을 풍요롭게 하시러 세상에 오신 주님, 제가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하기를 원합니다. 도우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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