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백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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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백남기다
  • 이수호
  • 승인 2016.10.1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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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즈음 59 -불어오는 바람

일흔 다섯 늙은 가수 밥 딜런이
올해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이
바람보다 빨리 전해져 오던 날


나는 경찰 물대포에 의해 살해된
백 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기독교인 기도회에 참석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외치고 있었다
가을바람은 시원했으나 때 마침
‘세월호 시국선언’ 참여 문학인 754명을 포함한
9437명의 예술인 불랙리스트 명단이 보도되어
분위기는 온통 참담에 뒤숭숭 이었다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진정한 인생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흰 갈매기는 얼마나 많이 바다 위를 날아야
백사장에서 편히 쉴 수 있을까요
친구여 불어오는 바람에 답이 있지
오직 바람만이 대답할 수 있지‘
이렇게 쓴 짧은 글에 곡을 붙여
‘귀로 듣는 시’를 쓴 밥 딜런
그는 노래로 행동하고 저항하며
모든 폭력과 전쟁을 반대하고
정부와 국가를 비롯한 모든 권력에 맞서 싸우며
정의 평등 평화를 외치며 자유 해방의 삶을 살았다
키 167cm, 대학 중퇴, 소수 인종 출신에 좌절하지 않았고
여러 가지 금기는 극복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렇게 그는 쓰고 짓고 노래 부르며
자기 삶을 만들며 열심히 살았을 뿐이다
대한문 앞에서 밤바람 맞으며 생각해 본다
‘바람만이 답할 수 있는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백남기다’ 외치며
불어오는 바람에게 물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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