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가 말하는 이웃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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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가 말하는 이웃 사랑
  • 유미호
  • 승인 2016.09.2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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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서로 사랑하라’ 말씀하십니다

잠자리 머리맡에 ‘구명조끼’를 놓고 자는 이들이 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진행되는 기후변화로 해마다 국토가 0.3에서 1.2cm씩 물에 잠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30년이 지나면 거주가 불가능해지기에 이웃나라 피지로 ‘존엄한 이주’를 준비하고 있는 이곳은 남태평양의 키리바시공화국입니다. 지난 해 그 나라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었습니다. 그는 당선 첫해부터 자기 국민의 터전과 지구를 기후변화로부터 지키는 전도사가 되어 UN과 세계를 향해 호소하고 있습니다. 투발루와 몰디브 등의 섬나라 대부분도 같은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2015년 12월 기후총회에서

그로 인해 지난해 말 기후총회에서 채택한 파리 협약문에는 1.5℃가 명시되었습니다. 1.5℃는 '지구 온도 상승 억제 목표치'입니다. 정확하게는 ‘1.5~2℃’로 기록되어 있는데, 1.5℃는 21차 총회를 거쳐 오는 동안 처음 기재된 사항입니다. 물론 이룰 수 있는 목표치는 아닙니다. 배려 차원에서 잡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전 목표였던 2℃도 쉽지 않은 목표였는데 그보다 더 낮추었으니 의미는 큽니다. 2℃는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었습니다. 지구 온도가 지난 100년 전보다 2℃ 높아지면 섬나라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 기후변화 최대 피해 나라들이 치룰 희생은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결국 협약문의 1.5℃는 더 많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부담 이전에, 기후변화 최대피해 나라들과 더불어 세계가 모두 골고루 잘 살 수 있는 지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세계 195개 나라가 자발적으로 감축한다고 한 것이 다 이루어져도 2.7℃나 됩니다. 하지만 첫 걸음을 내딛었으니 1.5~2℃를 향해 계속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함께 5년 단위로 점검하기로 하였으니, 거룩한 부담감으로 이행하며 감축 목표도 점점 높여가리라 생각합니다.

이 같은 상황을 다 아시는 주님께서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배출량 증가속도가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우리나라를 바라보시며, ‘지구를 사랑함으로 내 제자임으로 보이라’ 하십니다. “지금 기후변화의 위기 앞에 놓여 있는 지구와 섬나라 사람들이 네 이웃이다. 겨울에는 따듯하게 입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입어라. 음식을 절제하고 육식을 덜 먹어라. 물건을 사는 것과 쓰레기 버리는 것에 신중해라. 웬만한 거리는 차가 아니라 자주 걷고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즐겨라. 나무는 쓰는 것 이상으로 심어라. 이것이 지구 온도 1.5℃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고, 곧 네 이웃을 사랑하는 길”이라고 주님께서 고요히 말씀하십니다(2016년 1월 아름다운동행에 기고한 글).

* 글쓴이 유미호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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