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시대의 콩 이야기
상태바
위기 시대의 콩 이야기
  • 유미호
  • 승인 2016.07.19 06: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는 UN이 정한 '콩의 해'입니다

올해는 UN이 정한 '콩의 해'입니다. ‘가족 농의 해’ ‘토양의 해’, 그리고 ‘콩의 해’. UN은 산하기관인 식량농업기구(FAO)를 통해 올해로 3년째 농업 관련의 해를 지정하였습니다. 그만큼 농업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후변화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우선 콩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보면, 콩은 채식 위주의 농경생활을 하던 시절부터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만도 콩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떡에 넣고, 된장과 간장을 만들고, 두부를 만들고, 콩나물로 키워 먹으며 콩으로 만든 제품을 먹지 않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여러 작물 중 올해 콩 작물을 선택한 것은 콩이 가뭄에 강하고 영양학적으로 중요해서입니다. 콩은 ‘밭에서 나는 단백질’로 주요 아미노산이 많을 뿐 아니라 비타민 무기질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콩의 가치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씨앗이 땅에 심겨져 자랄 때 질소를 고정하는 특성이 있어 흙을 비옥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올해 ‘콩의 해’의 슬로건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영양가 높은 곡물'입니다.

그런데 현재 이러한 콩을 재배하는 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지구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그 수확량이 최대 80%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인구는 점점 늘어나 2050년이면 100억 명이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기야 그때가 되면 먹을 것만이 아니라 에너지와 물과 같이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이 다 절대 부족 상태가 될 것이기는 합니다. FEW(Food, Energy, Water)의 위기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식용 콩 자급률이 30%밖에 되지 않습니다. 사료용까지 포함하면 10%에도 못 미칩니다. 자칫하다가는 재배한 지 200년밖에 되지 않으면서도 세계 제 1위의 콩 생산국이자 수출국이 된 미국에서 수입하는 값싼 콩에 밀려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입니다. 미국이 생산하는 대두의 90%가 아시아에서 채집된 종자고, 그 가운데 6가지가 우리나라에서 채집된 걸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는 아직도 ‘자동차나 핸드폰 팔아 콩 사먹을 생각’만 하고 콩 심을 땅 한 평 지키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수십만 톤의 콩은 곧바로 시중에서 판매되기보다 두부나 된장이며 간장, 식용유와 스낵 등 가공식품의 원료로 쓰이는데, 그 대부분이 유전자조작된 것이어서 문제입니다. 가공식품의 원재료 70%가 수입산이고 그것의 80% 이상이 GMO(Genetically-modified Organism)라고 할 만큼 우리나라는 GMO식품 세상입니다. 그래서 국산 콩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수입 콩과 국산 콩을 제대로 식별할 수 있는 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늘도 밥상에 콩을 올리자니, 먼저 한 숨이 납니다. 땅을 비옥하게 하면서 자라서 기꺼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는 ‘콩’ 이야기를 환히 웃으며 밥상에 담아내고 싶지만, 날마다 재배할 땅은 줄고 그 가치는 떨어지고 값싼 수입 콩만 물밀 듯 들어오고 있으니 그저 부끄럽고 죄스러울 뿐입니다. ‘콩의 해’를 맞아, 누구나 올 한 해 ‘콩’과 콩을 키우는 이 ‘땅’에 희망 이야기를 들려주는 밥상을 차리게 되길 기도합니다.

* 글쓴이 유미호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의 연구실장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