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잃어버릴 수 없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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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잃어버릴 수 없는 꿈
  • 류기석
  • 승인 2009.10.13 2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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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 수수밭에 수놓은 밀레의 만종

지난 주말 경북 영덕군 지품면 속곡리를 가던 길에 의성군 금성면 탑리 산21번지에 있는 차호철(37세)님의 수수농원 조성현장에 들러 농촌에서 예술농업으로 행복을 짓는 모습을 직접 볼 겸 찾았다. 거대한 서울의 삭막한 콘크리트 숲을 벗어나 확 트인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아름다운 산과 들녘을 담은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의성인터체인지에 도착했다.

금성면 탑리는 의성에서도 굽이진 시골길을 50여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외진 곳이다. 금성산 자락에 들어선 수수농원은 여지없는 농로 길로 포장되어 정겨움이 든다. 차호철님은 4년 전 현실의 농촌과 농업이 WTO와 FTA를 거치면서 더욱 어려워지자 새로운 농촌의 대안농업을 1만평의 밭에서 실현해 보이고자 그의 꿈을 온몸으로 담으려한 것이다.

   
▲ 수수밭에 수놓은 밀레의 만종을 안내하는 계시판과 사랑방 오두막 ⓒ 2007-05-10 [ 류기석 ]

전체1만평의 비탈진 수수밭에 꾸며놓은 밀레의 만종을 비롯하여 허브미술관, 허브식당이 다소곳이 들어서 있었다. 수수가 자라고 있는 밭에는 얼마 전에 뿌려놓은 수수 싹들이 파릇파릇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 가로 120m, 세로 200m 크기의 거대한 그림을 수놓은 수수밭에는 때마침 입구를 들꽃정원을 가꾸고자하는 밭갈이를 차호철님과 그를 돕는 형님이 열심히 땀 흘리며 일하고 계셨고, 그의 후배한분이 식당일을 돕고 있었다.

   
▲ 수수농원을 투어 할 앙증맞은 트렉터 마차의 모습 ⓒ 2007-05-10 [ 류기석 ]

밀레의 만종이 그려진 수수농원은 그냥 농원이 아니다. 작년에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농업의 여신 “데미테르”를 그렸고, 올해는 밀레의 “만종”을 그려 넣었다. 워낙 큰 그림이라 땅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농원에 비치된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올라서면 한눈에 예술농업 현장을 감상할 수가 있다고 한다. 이곳에는 마차를 끄는 트렉터가 있어 수수밭 길을 한 바퀴 돌아보는 재미도 솔솔 할 것 같다.

   
▲ 수수농원을 일군 치호철님이 따끈한 허브차를 만들고 있다. ⓒ 2007-05-10 [ 류기석 ]

농원에 비치된 열기구는 어른 기준 4명이 탈 수 있으며 한 사람당 2만원으로 시간은 5~7분 소요된다. 수수농원에 처음 들어서면 육중한 안내판을 볼 수 있는데 밀레의 ‘만종’이 그려져 있고, 농원 곳곳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그 왼편으로 그네와 조그마한 원두막이 사랑방으로 자리하고 있고, 오른편으로는 식당과 허브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 수수농원의 포인트 허브미술관에는 각종 허브용품들이 즐비하다. ⓒ 2007-05-10 [ 류기석 ]

바쁜 틈에도 허브미술관으로 초대하여 허브차를 내오고 잊을 수 없는 석양을 바라보며 봄의 기운을 마음껏 느끼게 하여주니 더없이 기뻤다. 더욱이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는 그이의 얼굴에는 힘들지만 농촌에서 희망의 꿈을 심고자하는 신념이 풍겨져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허브미술관내 허브카페의 메뉴안내 ⓒ 2007-05-10 [ 류기석 ]


허브미술관을 허브샵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들과 어울린 허브 공예품들과 미용용품, 방향제 등 많은 제품들을 깔끔하게 전시해 놓았다. 이곳에서 허브에 관련된 책자를 한권 사들고는 허브미술관 뒤편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허브 꽃 밥(1만원)과 수수 빈대떡(6천원), 야외 바비큐용 특식(10인 이상단체, 일인당 1만5천원) 등 3가지 메뉴가 있는데 우리의 식탁에는 대구팔공산에서 직접 재배한 야채가 한 가득 올라와 있었다. 여기에 야들야들한 삼겹살을 직접 구어 주었는데 맛이 일품이었다.

   
▲ 차호철님의 수수농원 식당에서 남자들만의 저녁만찬이 이루어졌다. ⓒ 2007-05-10 [ 류기석 ]

 

   
▲ 작년에 수수농원을 수놓았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테미테르 풍경 ⓒ 2007-05-10 [ 류기석 ]
 
   
▲ 2007년도 수수농원 팜플릿, 밀레의 만종을 수수밭에 꾸며 놓았다. ⓒ 2007-05-10 [ 류기석 ]

“아직은 매출보다는 투자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지역의 행정기관에서도 관심을 갖고 도와주려고하며, 정작 중요한 것은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체류 형 관광지로서 하룻밤 묵고 갈 수 있는 펜션이 필요합니다.”라며 아직도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음을 암시해 주었다. 이곳의 투자비 대부분은 부인이 운영하는 대구 팔공산 인근의 화이트하우스에서 조달한다고 귀띔했다.

   
▲ 수수농원에서 맞이한 석양풍경은 아름답다. ⓒ 2007-05-10 [ 류기석 ]

조금 있으면 수수농원에는 파릇한 수수들이 보기 좋게 올라오고, 7월과 8월이 되면 키가 1-2m 정도 자라는데 장관일 것 같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8시쯤 영덕군 지품면으로 가기위해 수수농원을 나서야만 했다. 도시의 젊은이가 허브에 매료되어 이제는 농촌과 농원에 익숙하여 도시가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차호철님은 이제껏 지어왔던 농업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었다.

그는 필자에게 보내온 ‘농부의 잃어버릴 수 없는 꿈’이란 글에서 농부사업가이기를 자처했다. 농사짓는 젊은 농부들의 힘 있는 목소리가 커지길 바라면서 말이다.      

‘농부의 잃어버릴 수 없는 꿈’ 중에서...

요즘 도심지 아이들은 콘크리트 속 사이버공간 안에서 연약하지만 공격적이고 과격한 언행들도 스스럼없이 한다. 첨단이라는 문명의 혜택에 갇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정서적인 안정감을 잃어버린 듯하다.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아이들의 동심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밀레의 만종은 또 다른 시도에서 비롯되었다. 수수를 수확하고 넓은 땅위에 그림을 그려 농사에 관련된 폐비닐을 이용해 그림의 선을 긋고 수수껍질이나 퇴비를 이용해 그림을 완성했다.

밀레의 만종을 보며 두 손 모아 감사를 배워보고 수수농원에서만 가능한 트랙터 마차를 타고 그린투어로 떠나보자.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열기구를 타고 처음으로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또 다른 작품! 마음 속 뜨거운 열정과 세상 속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큰 하나의 믿음을 심어본다.

대한민국의 농부로서의 또 다른 희망과 자부심의 날개를 달아 보낸다. 함께 웃으며 행복할 수 있는 그날을 준비하면서. 아름다운 2007년 4월의 하늘 금성산을 바라보며 하늘을 나는 열기구를 타고 밀레의 만종을 볼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경상북도 의성군 금성면 탑리리 산 21번지 / 수수농원 차 호 철(연락처:054-832-6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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