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교회,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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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교회, 공동체다
  • 류기석
  • 승인 2016.06.1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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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도심리마을 속 작은교회를 찾아서

교회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예수 그리스도를 주(主)로 고백하고 따르는 신자들의 공동체. 또는 그 장소’라고 말한다. 비슷한 말로는 교회당ㆍ성전8(聖殿)ㆍ성회4(聖會)ㆍ회당1(會堂) 등을 가리키기도 한다.

   
▲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 자연을 그대로 담은 도심리교회

교회를 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에서는 ‘넓은 의미로 사용될 때는 같은 종교를 믿는 신자의 집단 또는 집회소를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그리스도교 신자로 결성된 가시적 단체를 말하며, 그리스도교에서는 그리스도와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이 성령으로 맺어진 비가시적 공동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의 현실은 돈과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얼마 전 방영된 다큐영화 ‘쿼바디스’의 한 장면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로마로 가서 제도가 되었고, 유럽으로 가서 문화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미국으로 가서 기업이 되었다.’라는 말과 함께 ‘한국으로 와서는 대기업이 되었다.’라는 말은 억울한 자의 친구로 오신 예수의 정신은 잃어버리고 대기업화 되어가는 타락한 한국교회를 고발하고 도전의 메세지를 전해 주어 인상깊었다.

그렇다면 현대의 교회란 무엇이고, 예수 그는 누구인가? 기독교인들이 꿈꾸는 세상은 과연 어떤 것일까? 교회는 진정 예수를 따르는 이들의 모임일진대, 예수를 따라 살아가기는커녕 교회가 점점 커지면서 예수는 점점 작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교회에 드리워진 암흑의 깊이 만큼이나 고민도 깊어 진다.  

   
▲ 도심리교회 예배공간, 강대상에서 말씀을 선포하고자 했던 박성율 목사

때마침 11일(토요일), 전날 새마갈노 필진모임 이후 서울(가재울녹색교회)과 파주(통일동산우체국수련원)를 거친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강원도 홍천군 구성포리의 작은 골짜기마을 도심리를 행동하는 환경운동가 박성율 목사와 함께 찾았다.

마을 중간쯤 지날 때 마을쉼터에서는 인근의 도시교회가 지원하는 단오축제가 한창이다. 축제는 여느 마을축제와는 달리 어르신들 머리 손질을 도와 주고, 손수 떡과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등 소박하지만 정이 듬뿍담긴 행사인 듯했다.

일단 이곳 도심리를 찾은 첫번째 이유는 40년 전 귀농하여 염소와 산양, 소 등으로부터 시작하여 온갖 농산물을 생산하다가 지금은 벌꿀과 대마농사를 짓는 박동수님의 농장을 들러보기 위함이었다.

초기 축사가 삭막하게 폐허로 변한 현장과 유기농업을 넘어 자연공생 대마농사를 짓는 농지에 머무르는 내내 마음이 편치않았다. 이어 찾았던 곳은 도심리교회다. 그곳에서 우측으로 막다른 골짜기까지 들어섰더니 아담한 도심리교회가 나타났다. 

▲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심리교회를 함께 찾은 박성율 목사

서울에서 방문하자면 경춘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동홍천IC에서 국도를 타고 구성포리 옛 춘천가는 길에서 다시 도심리 길 소로로 접어들고서도 비포장 길을 따라 구불구불 한 참을 들어가서야 만나게 된다.

허름한 창고를 개조했다는 자연 속 욕심 부리지 않은 흙집 교회, 앙증맞은 예배당은 흙집이라 시원했고, 강대상 뒤로 난 창문으로 보여지는 숲속 풍경이 일품이다. 그리고 자연석 위에 성경책과 작은 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예배공간은 눈을 오래도록 사로잡았다.

이런 작은 교회를 누군가는 "아담하다 못해 코딱지만한 교회다"라고 소개한다. 실상 교회는 복음을 이 땅에 알리고 전해 하나님의 피조물을 구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으로 규모와는 상관이 없지만 한국교회는 유독 크고 화려한 성전을 탐하기 때문에 이곳이 달라 보였다. 

홍천 도심리교회 이야기를 세상에 알린 기사가 있어 앞부분을 살짝 옮겨본다.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미 수많은 목회자와 신학자들이 물었을 테고 신앙의 선배들은 물론 지금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와 지금 목회 현장에서 활동하는 목회자들이 묻고 있는 질문이다. 따라서 교과적인 해답과 정답이 이미 나와 있지만 여전히 되묻고 다시 곱씹어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기도 하다.'

   
▲ 도심리교회 예배당 장식, 돌 위에 작은 돌 그리고 성경, 그너머 창으로 자연을 가득담아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말하는 복음이란 과연 죽어서 가는 하늘나라 천국인가 아니면 지금 이 땅에 실현해야 할 하나님의 나라인가 생각해 볼 때인 것이다. 여기에 한가지 덧붙인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교회란 공동체로 건물이 아니고 삶이라고 보는데 가족과 교회를 넘어서는 공동체 즉, 지역과 마을을 섬기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만큼 꽃이 만발했던 때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온통 꽃으로 도심리 마을과 교회가 몇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세상이 되었습니다.

▲ 홍천 두촌면 장남리 박성율 목사댁 입구에 있는 생태연못이 아름답다

사계절을 통해 우리에게 교훈하는 것은 자연은 사람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자연의 변화 앞에 우리는 겸손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반복해서 죄를 짓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죄를 짓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죄의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죄를 짓고 나서 후회하기도 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죄는 대부분 우리의 생각을 통해 들어옵니다. 죄라고 생각되는 것이 우리 안에 들어오면 이것을 어떻게 할까를 판단하게 됩니다. 육체의 욕망이 강하면 육체의 욕망을 따라 행하게 됩니다. 이것은 죄의 행동으로 이끕니다. 하나님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 살아가는 우리들이 끊임없이 죄를 짓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죄는 끊임없이 우리의 연약함을 일깨워 주고 내가 쌓은 강한 성벽을 무너뜨려 주님 앞에 서게 만듭니다. 죄에 대한 우리의 잘못된 생각은 죄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죄는 우리가 죽을 때까지 함께 가야 합니다. 그래서 죄를 잘 다루어야 합니다.

죄는 끊임없이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는지를 묻는 역할을 합니다.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오염되지 않았는지를 보게 합니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죄와 싸우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 편에 서서 하나님의 뜻을 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더욱 강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성장하게 합니다. 우리의 영적 성장은 죄와의 싸움에서 이루어집니다. 범선이 바람을 이용해 전진하듯이 죄는 우리를 하나님께로 나가게 하는 바람과 같습니다.

2016년 4월 24일, 도심리 교회 옹담샘 주보, 홍동완

그런 면에서 농어촌교회가 지역과 마을을 섬기고 나눔의 중심에 있음이 중요한데 도심리교회(예장 통합 강원노회) 홍동완 목사가 이러한 일의 선봉에 있는 것 같다. 도심리 마을에는 28가구가 골짜기 별로 띄엄띄엄 들어앉아 아늑하고 평화롭다. 하지만 기존의 무분별한 축사시설의 증설과 함께 현재 이곳저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화려한 전원주택단지들이 주변환경과 어울리지 않아 우려가 된다.

▲ 홍천 구성포리 도림리마을 단오축제장, 도심리교회 홍동완 목사와 원주녹색연합 상임대표 박성율 목사 그리고 새마갈노 류기석 편집인이 함께 얼굴을 담다

이 마을에서 도심리교회 주일 예배당을 찾는 성도들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10여 명 남짓하지만 최근 귀농인구가 늘면서 마을은 물론 교회도 활기를 띄고 있는 듯 보였다. 그 원인을 살펴보니 홍천군의 협력과 지원을 받아 '행복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는데 도심리교회가 중심이 된 것이다.

▲ 도심리 단오축제에서 만난 주민이 마을공동체 떡판을 씻고 있는 모습

사실 홍목사는 아프리카 선교의 꿈을 품다가 14년 전 지인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이곳 도심리로 들어왔다고 한다. 당시 마을은 장애인 수용시설(기도원)을 건립하는 줄 알고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 반상회 때 세계 최초의 각서를 쓰고 마을사람들과 대화와 타협으로 이곳에 교회를 세우게 됐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홍목사는 이 마을에서 '예수를 믿으라고 말하지 마시오'라는 요구를 받고 '말 아닌 몸으로 예수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면서 도심리에 정착한 것이다.

그동안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그의 다짐처럼 몸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준 것 같다. 이유는 마을의 대소사에 참석하고, 이웃의 농사일을 거들어 주는 것은 물론 따뜻한 말동무가 되어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열었다.

때마침 도심리교회를 들러보고 내려오는 길에 단오축제를 열고 있는 홍목사와 잠깐 마주했다. 함께 했던 박목사와 아주 잘 알고 지내던 터라 스스럼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수 있었다. 홍목사는 틈틈이 마을의 일꾼(새마을지도자 등)들을 소개해주었다. 그리고 주민들께서 손수 정성으로 마련해 주신 점심 밥상을 대접 받았다.

홍목사가 마을에 들어온지 8년째에 주민들은 목사를 마을의 반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도심리교회가 중심이 되어 추진하는 '행복한 마을'은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문화와 예술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친환경 농산물로 소득을 높이고, 인정넘치는 공동체를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섬기고 있어 진정한 녹색교회란 생각이 들었다.  

   
▲ 10년 넘게 숲을 가꿔온 까르돈, 카페간판이 인상적이다

도심리교회가 마을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기까지의 길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교회안에서는 마을을 전혀 모른다.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말이 아닌 몸으로 예수를 보여온 홍목사 뿐 아니라 가족들은 교회밖 마을과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해냈고, 결국 농사꾼이 생산하는 농산물은 돈벌이의 수단만이 아니라 생명을 나누는 일이라는 인식의 변화까지 시도한 점을 주목한다.

지금 도심리교회는 하늘땅공동체를 이루어 '무농약 무제초제 무욕심'의 친환경 농업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공동으로 분배하고 있는 일에 참여하여 농도직거래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바람직한 농업과 농부, 자연과 어울리는 공동체가 이곳에서 나와 주기를 기도한다. 

   
▲ 10년 넘게 숲을 가꿔온 까르돈, 카페입구에선 이정표들도 인상적이다

앞으로의 교회는 예배와 건물, 헌금도 중요하지만 이웃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찾아 함께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위가 교회의 역할이다. 교회는 곧 공동체다. 개인이 할 수 없는 일들을 교회가 공동체로 행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문제는 행동으로 예수의 사랑을 보여주지 못함에 있다. 이제 교회는 점점 작아지고 대신 예수가 점점 커지는 일들을 행할 때이다.

내가 꿈꾸고 실현해야 할 교회는 마을+공동체로서 본래의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농촌마을이 농업뿐만 아니라 삶 자체도 예전 공동체정신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농촌은 농업외에 다양한 복지활동과 교육이 필요한데, 개인이 아닌  이웃으로 사회에 기여하도록 교회가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이 땅에서 매일매일 하나님 나라를 총체적으로 실현함에 있다. 

도심리 단오축제장을 내려오는 길에 찾았던 곳이 10년 넘게 숲을 가꿔온 까르돈이다. 이곳은 자연 다큐멘터리 감독인 최기순의 야생동물 박물관과 함께 곳곳에 사진 등으로 꾸며진 생태 숲이다. 천천히 인디언들의 마을 같기도하고 몽골 게르촌 같기도 한 숲을 따라 걷다가 마지막 두촌면 장남리의 박성율 목사댁을 방문하기 위해 차를 돌렸다.  

   
▲ 10년 넘게 숲을 가꿔온 까르돈, 카페입구에선 박성율 목사

   
▲ 홍천 두촌면 장남리 박성율 목사댁은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아 한가롭고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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