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품에 안긴 봄길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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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품에 안긴 봄길 나들이
  • 류기석
  • 승인 2016.05.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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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구천동, 외당마을, 칠연폭포 그리고 영동백화마을까지

지난 푸름달인 5월초, 1박2일 동안 다섯 부부, 열 명이 전북무주로 즐겁고 신나는 여행 중 만났던 무주 구천동 계곡은 신록들의 자태로 한껏 자랑질에 빠져 있었다.

이곳은 국립공원이 선정한 아름다운 숲길로서 입구인 삼공탐방지원센터로부터 백련사로 이어지는 6.2키로 구간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코스다.

   

누군가의 말처럼 이곳은 오감(五感) 만족의 유혹이 함께하고 있다. 첫번째는 눈 만족으로 신록의 아름다움 속에서 힘들이지 않고도 숲길을 걷는 즐거움이 있다. 두번째는 귀 만족으로 물소리와 새들의 노래소리를 들으면서 상쾌하게 걷는 재미가 있다. 세번째는 후각을 만족시키는 그윽한 신록의 향기와 더불어 라일락 꽃, 아카 시아 꽃, 찔레 꽃 향기가 솔솔 느껴진다. 네번째는 입인데 편안하게 걸으며 상대방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만족이다. 다섯번째, 가슴 만족이다. 신록 예찬의 설렘과 감동이다.

이렇듯 오감 만족은 지친 삶의 활력소가 되고 행복한 부부생활의 에너지가 되어 가정과 사회를 더욱 맑고 밝게 만들어갈 것이다.

   

이곳 덕유산 무주구천동 계곡 주변으로 조선시대까지 절이 14개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하나 둘 사라지고 지금은 백련사 딱 한 곳만 남았다. 우리나라 사찰 중 해발 1000m 라는 높은 곳에 위치한 백련사는 신라 신문왕 때 백련스님이 초막을 짓고 수도하던 중 하얀 연꽃을 보고 백련사라 지었다고 한다.

구천동 숲길은 옛길을 따라 갈수도 있고, 계곡을 바로 옆에 끼고 걷는 임도도 있다. 옛길은 오솔길로 흙과 바위로된 비포장 길이고 임도길은 넓고 평탄한 길이다. 일행은 한적한 옛길을 선택하여 걸었다.

   

   

옛길이라지만 흙길과 바위길 중간에 데크를 잘 만들어 놓아 거칠지도 험하지도 않았다. 산세 또한 부드럽고 경관은 수려하니 봄 숲길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인적 또한 주말이라지만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숲길을 걷는 내내 조용하여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풍경 또한 편안히 감상할 수 있었다.

이곳 느낌은 온통 초록세상이라는 것, '초록은 동색'이라는 속담이 생각난다. 풀과 나무를 이루는 숲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사람도 색에 따라 성질과 내용이 닮아 간다는 표현, 저마다 자기 기질과 삶의 내용이 있지만 이 시간 만큼 '행복한 부부 봄길 나들이'에 함께한 이들은 빨간색이 아닌 초록색을 보면 같이 편안해지는 사람들인 것 같다. 

어느덧 월하탄 계곡(무주구천동이 품은 33경 중 15경)을 지나 인월담까지 왔다. '월하탄'은 선녀들이 달빛 아래 춤을 추며 내려오듯 폭포수가 쏟아져 푸른 담소(潭沼)를 이룬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인월담은 일사대, 파회와 함께 무주구천동 3대 명소로서 신라시대 인월화상이 인월보사를 창건하고 수도한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졌다.

   

잠시 신록에 압도되어 넉을 놓다가  심호흡을 크게 하고선 무주 구천동 숲 길을 나왔다. 그 순간 아차 하면서 칠순이 넘은 한산대사란 분의 글이 떠올랐다. ‘무릇 여행을 한다면 자연도 가슴으로 만나야 한다’는 이야기, 이제껏 자연에 한눈 팔아가며 좋은 풍경만을 감상하고 소비했던 것을 돌이켜 이후로는 자연 속에서 나를 들여다 보는 조금은 여유로운 삶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이어 찾아간 곳은  무주 안성면 외당마을에 살고 있는 캠핑,목공과 함께 인생2막 길에 올랐다가 올초 무주에 산지 만 3년 그리고 이곳 마을에 들어온지 8개월만에 마을이장 직선에 뽑힌 박종환(필그림)님 댁이다.

   

도착해보니 이장님은 산에 가시고  안주인(천사 닉네임)이 동네 아주머니와 나물 가시려다가 일행을 맞아 반가이 맞는다. 부부는 본체와 우사가 포함된 헛간 , 그리고 텃밭으로 구성된 190여평의 전형적인 시골 빈집을 10년간 임대하면서 300만원으로 수리한 후였다. 그러나 비싸고 화려한 자재를 사용하고 전문가의 힘을 빌어 지은 반듯한 집들이 전혀 부럽지 않게 수리한다는 원칙을 세웠는데 수리비 100만원만 추가되고 나머지 사항들은 잘 지켜졌다.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전해 드리려고 한다.

​집 수리에 들어가기 전에 몇가지 원칙, 컨셉을 정했지요!!! 

1. 최대한 300만원 이상을 투자하지 말자.
2. 되도록 가지고 있는 자재와 원목을 사용한다.
3. 외형은 크게 건드리지 않는다.
4. 단열과 난방에 집중한다.​
5. 남의 힘을 빌지 않는다.<뒷치닥거리 하는데 돈이 더 들고, 시간을 허비한다>
6. 기간은 한 달!!!​

무주 안성의 너른 뜰이 인상적인 외당마을은 과거로부터 외형적인 발전없이 소소하게 정다운 정을 나누며 살아온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앞으로도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면서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장님의 생각인 것 같다.

   

   

잠시의 쉼과 대화 그리고 집구경을 끝내고 천사님의 안내로 마을과 가까이에 자리한 칠연계곡으로 향했다. 무주의 명소라면 덕유산 자락의 구천동이 첫손에 꼽히는 관광지이지만 덕유산 서남쪽 자락의 칠연계곡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명소다.

덕유산국립공원 안성탐방지원센터 주창장에 차를 세우고는 들머리에서 왕복 3㎞ 정도 되는 칠연폭포까지다녀오기로 한 것이다. 신록들로 숲의 터널을 이룬 이 길은 거의 평지와 다름없는 순한 길이다. 숲길로 발을 들이자 온통 초록과 폭포의 세상이다.

   

   

   

이 숲길은 서서히 오름이 시작되면서 계곡의 물소리가 커졌다가 작아진다. 칠연폭포는 빠른 걸음이라면 30분 남짓이면 도착한다. 암반이 많아 층층이 이어지는 폭포는 7개의 소(沼)를 이루어 다양한 폭포를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내려오는 길에 나뭇잎들이 햇빛에 더욱 초록빛으로 채색되어 이뻤고, 철쭉도 아직 한창이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저녁식사는 영동황간의 20년 된 안성식당 재첩국과 비빔밥으로 맛나게 먹고선 임시 갤러리를 열고 있는 황간역사를 방문했다. 이곳은 오랜 역사와 문화가 깃든 황간역사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별히 부역장님께서 역을 기념찰영장으로 개방하여 주어 이곳에서 행복한 부부들의 추억사진을 남겼다. 

   

   

이어 마지막 방문지인 황간면 우매리의 백화마을로 향했다. 이곳은 도시인들의 전원주택단지이지만 기존의 물질만능과 개인주의를 통한 관계 맺음에서 자연과 함께 살면서 공동체적인 장점을 최대한 살려보고자 기획, 설계된 '코하우징' 마을이다. 

백화마을을 디자인하고 본인도 그곳에서 살고 있는 민들레코하우징 이종혁님은 자신의 집을 하나하나 견학시켜주면서 생태주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마을 커뮤니티센터로 이동해서는 백화마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진진하면서도 가슴에 와 닿는 마을공동체의 이모저모를 현실감 있게 들려주었다.

   

   

현재 백화마을에서는 주민들 스스로 도자기반, 풍물반 등 각종 동아리 활동과 마을축제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2014년부터는 마을협동조합을 만들어 그린에너지 체험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2016년 행복한 부부의 봄길 나들이 일정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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