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불어 사는 건축
상태바
자연과 더불어 사는 건축
  • 류기석
  • 승인 2009.10.13 20: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태주택에 바람직한 주거문화

문화란 주어진 자연조건을 탈피하여 일정한 목적 혹은 이상적인 생활을 실현하려는 활동의 과정에서 형성된 물질적 정신적 결과이다. 여기서 주거는 삶의 토대이자 한 시대의 문화를 표출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그래서 주거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주거문화라고 정한 이유다. 주거문화는 지리적 혹은 풍토적 조건 속에서 보다 나은 생활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형성된 것이며 나아가 사회적 혹은 정치적 조건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며 형성되어 온 사람들의 생활역사이자 삶의 흔적이다.

   
▲ 과거 전통주거에서는 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자연재료에 의한 건축,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 관계 증진의 목적을 띈 형태였다. 사진은 경북 영덕군 창수면에 남아 있는 북방전통 까치구멍 집 전경

몸과 마음이 좋은 기를 느끼며, 영혼을 편안하게 누일 수 있는 터가 우주(宇宙)이고 집이다. 집우(宇)는 동서남북 사방상하 공간적인 집과 하늘과 땅이라는 입체적인 집이고, 집주(宙)는 과거와 현재를 왕래하는 집이다. 우리 모두는 기(氣)의 공간과 시간(時)의 집에서 날마다 잠자고 일하고 느끼면서 창조적인 역사와 전통문화를 이루며 적정한 주거생활을 영위해왔다. 하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을 만들어낸 한국의 주거생활은 어느 순간부터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잃고 정치적, 사회적인 폐쇄성을 면치 못하고 생활양식과 사유체계, 행동양식과 가치체계가 너무도 많이 서구화되고 변화되어 사고력과 창의력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잘못된 관습과 습관을 만들어 우리의 문화적 전통이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치우치는 집착과 편견을 낳았다.

   
▲ 지금 우리나라의 전통건축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고려말기 몇몇 건축물들을 빼고는 거의가다 유교사상과 삼강오륜의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규범원리가 배인 조선시대의 건축들이다. 사진은 경기 양평에 있는 화서고택 전경

한국 전쟁 후 서울인구의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1910년 20만명에서 1945년 100만명, 1960년 200만명 그리고 2000년대 1,000만명 선을 넘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야기 시킨 엄청난 규모의 집단화 규격화는 이웃에 대한 익명성이 확보되고, 적극적인 폐쇄성은 이루었지만 전 지구적으로 많은 문제점과 생태환경의 변화를 초래했다. 특히 주거문화에서 아파트는 인구구조, 가족구조, 사회구조의 변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변수다. 과거 경제성과 산업화로 도시중심적인 쏠림으로 부동산 투기가 시작되고, 주거형태 또한 우리의 전통좌식문화를 없애고, 서구의 입식문화가 주생활양식으로 변화되었다. 아파트는 분명 사람들의 생활을 획일화시키고, 편리 지향적 도약을 주도하였지만 아직도 우리의 좌식생활 문화인 온돌과 마당의 대체공간인 거실은 그대로다.

   
▲ 미래의 집은 삶의 질에 대한 가치가 높아짐에 건강과 감성을 더욱 중시하게 될 것이며, 전통적인 가치와 문화가 가미된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서로 행복한 감격과 감동을 느끼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주거문화가 될 것이다. 사진은 경기도 가평군 물안골의 김기헌님의 흙집이다.

우리나라의 년대별 주택문화의 유형별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1970년대에는 단독주택이 중심으로 95%을 차지했고, 1980년대에는 공동주택인 아파트와 연립주택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더니, 1990년대를 접점으로 소규모 공동주택 다세대, 다가구, 오피스텔이 급격히 성장하였다. 그 후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는 아파트(48%) 및 주상복합아파트, 원룸주택, 전원주택, 친환경주택 등장이 등장하면서 주거문화의 유형들이 끊임없이 대단위로 대형화 고급화 개별화의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정부와 건설사들의 무분별한 아파트 개발은 신도시의 도시 미학과 철학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고, 기존도시의 문제의 보완, 개선을 등한시하였으며,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 기초한 신도시의 주거문화에 대한 고려도 하지 않았다. 즉, 다양한 계층의 생활을 담는 주거공간의 문화를 저해하였다. 미래를 보지 못하고 다양한 계층의 미세한 삶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회와 국민 그리고 건축가는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여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숙된 주거의 정체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 역사적 오염과정 속에서 얽혀있는 떳떳하지 못한 주거문화는 다국적 문화와의 혼재와 융화되는 과정에서 올바른 우리의 전통과 공동체문화를 잃었다. 더욱이 우리의 주거역사는 가장 짧은 기간 동안에 개화와 외세, 전쟁과 산업화로 양적, 질적으로 가장 빠른 변화와 시련을 겪었다.

   
▲ 정부와 건설사들의 무분별한 아파트 개발은 신도시의 도시 미학과 철학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였고, 기존의 도시문제를 보완, 개선을 등한시하였으며,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 기초한 주거문화에 대한 고려도 하지 않았다. 사진은 현재 가시적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지구를 항공찰영한 모습으로 남양주시가 제공한 사진을 잠시 옮겨왔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주거형태와 가치변화의 추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거 전통주거에서는 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자연재료에 의한 건축,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 관계 증진을 목적을 띈 형태였으나 현대주거의 형태는 반환경적 건축으로 경제성과 편리성만으로 자연과 인간을 분리시키고 인간의 감각과 감성을 피폐화함으로서 개인적인 욕구는 충족되었을지 모르지만 좀더 넓은 의미의 다양성은 희생당해야만 했다. 여기서 앞으로의 미래주거형태는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삶의 질에 대한 가치가 높아짐에 건강과 감성을 더욱 중시하게 될 것이며, 전통적인 가치와 문화가 가미된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서로 행복한 감격과 감동을 느끼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주거생활을 이룰 것이 분명하다.

현재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전통건축은 불교의 영향을 받은 고려말기 몇몇 건축물들을 빼고는 거의가다 유교사상과 삼강오륜의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의 규범원리가 배인 조선시대의 건축들이다. 주택을 구성하는 기본개념으로 남녀와 지위 그리고 내외사상 등이 매우중요시 되었다. 대문에서 먼 쪽으로 여성들의 공간인 안채가 있고, 남성들의 사랑채도 격리되어 있으며, 조상을 모시는 사당공간은 별채로 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폭넓게 우리의 전통주거사상과 철학을 이해하는데 있어, 고려시대 이전의 발해나 고구려, 백제, 신라 등의 자세한 건축 사료나 주거형태에 대한 연구 자료나 기록들을 찾을 수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주거의 정체성은 우리의 심상과 근원적 가치가 내포되어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개인과 가족, 이웃과 국민이 그 존재를 인정받고 스스로의 삶을 가꾸고 개척하는데 중요한 핵심으로 아무리 외형이 변했다 하더라도 결국은 불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역사와 함께 누적되어온 지혜이고, 이를 통하여 현재의 주거가 개선되어 삶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결국 바른 역사의 이해 없이는 미래를 위한 창조도 철학도 방향성을 잃고 좌초하게 되는 것이다.

한지와 한지로 전이공간을 만들었던 한국, 방 사이를 바로 연속적으로 연결하는 일본, 방 사이를 벽으로 폐쇄하는 미국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주거는 사회의 자연환경과 사회적 환경, 사회구성원들의 이념과 가치, 생활과 제도 등 모든 영역의 문화적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따라서 그 사회에 소속된 집단의 역사적 경험과 전통을 반영하는 생활문화의 총체적 산물로서 주거를 파악하는 것은 곧 한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는 척도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