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논평 환경/기술 지역/농업 전통/문화 미디어/사람 정보/게시판
  편집: 2018.9.19 수 14:07
> 뉴스 > 시사/논평 > 사설 | 새마갈노 정담
     
정조의 생명 사랑
정조대왕의 훌륭함과 높은 학문
2016년 04월 14일 (목) 15:07:03 박석무 dasanforum@naver.com

다산의 글을 읽다 보면 곳곳에서 정조대왕의 훌륭함과 높은 학문에 대하여 기술한 대목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아가신 정조대왕의 훌륭한 덕과 위대한 업적은 책으로는 다 기록할 수 없을 정도인데, 형벌 내리기를 가엾게 여기고 옥사(獄事)를 신중히 했던 점은 임금께서 더욱 깊은 관심을 가졌었다.(「跋祥刑攷艸本」)” 형벌을 내리는 일에 극히 신중하게 하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진실에 부합하는 알맞은 벌를 주려는 임금의 뜻이 너무나 인도주의적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살인사건을 재판하면서 했던 임금의 말씀을 인용합니다. “본래 죽일 생각이 없이 죽인 사람과 죽일 생각을 품고서 죽인 사람에 대하여 내가 때에 따라서 두 가지로 판결하는데, 이는 내가 살리기를 좋아해서가 아니고 법률상으로도 의당 그렇게 하게 되어있다. 또 내가 판결문을 검토할 때마다 조정의 신하들은 문득, 살리기를 좋아하는 덕이라고 하는데, 신하들은 내가 그 말을 듣기 좋아하리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나는 그보다 더 싫은 말이 없다”(同上)라고 하면서, “나는 대체로 한 사람이라도 죄없는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지 않으려고 그러는 것이지, 내가 살리기만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신하들이 몇 해를 두고 나와 함께 일하면서도 나의 뜻을 모르고 나를 보고 살리기만 좋아한다고 하니, 이는 내가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라고 말하곤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정조는 시간만 나면 전국의 재판 서류를 가져다가 친히 고찰하면서 의문을 일으키고 논란을 제기하여 두 번 세 번 심사숙고한 다음 그 억울한 사건을 밝혀주고 어지러운 사건을 면밀히 분석하였다고 다산은 말했습니다. 그런 결과로 확정된 판결이 의심스러운 판결로 바뀌고, 의심스러운 판결이 억울한 판결로 바뀌어 하루아침에 형틀에서 벗어나게 됨으로써 춤을 추며 하늘에 감사하면서 감옥에서 풀려나오는 사람이 줄을 이었으니, 천하에 그보다 더 큰 인덕(仁德)이 있겠느냐면서 다산은 감탄을 금하지 못하는 말로 글을 맺었습니다.

재판이란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고의범(故意犯)과 과실범(過失犯)을 제대로 구별하고, 적법한 수사와 재판과정을 거쳐 진범과 죄인을 찾아내 형벌을 내림이야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무조건 사람을 살려주려는 의도가 아니라 정당한 벌로 정당하게 죄인을 다스리려는 정조의 뜻은 역시 위대한 인도주의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사와 재판의 공정, 민주주의 국가가 이룩해내는 참으로 뛰어난 통치술입니다. 이러한 정조의 뜻을 받들던 다산은 생애의 말년에 『흠흠 신서(欽欽新書)』라는 탁월한 저서와 『목민심서』의 형전(刑典)편을 통해서 부당한 수사와 오판을 막고 진실을 찾아내는 수사와 재판을 해야 한다는 명저를 남겼습니다. 권위주의 시대의 수없이 많은 억울한 재판이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야 재심을 통해 무죄로 확정되는 일이 허다한 오늘의 현실을 보면서 정조와 다산의 인도주의 정신이 간절하게 그리울 뿐입니다.

글쓴이 / 박석무

· (사)다산연구소 이사장
· 실학박물관 석좌교수
· 전 성균관대 석좌교수
· 고산서원 원장
· 저서
『다산 정약용 평전』, 민음사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역주), 창비
『다산 산문선』(역주), 창비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한길사
『조선의 의인들』, 한길사 등



박석무의 다른기사 보기  
ⓒ 새마갈노(http://www.eswn.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교회 꿈꾼다
아버지의 마중
울어라 꽃아
풍요를 너머 쓰고 버리는 시대
경건, 행동하는 신앙
잠깐 가실까요
환경문제는 곧 평화의 문제 !
아버지와 기독교의 인연
민주주의 한 걸음 나아갔다
다 네가 먹은 것이다
인류, '호모 데우스'를 꿈꾸다
<유전자 정치와 호모 데우스>는 1부 맞춤아기와 유전자 편집 ...
로컬미식라이프, '배려의 식탁' ...
노동자의 이름으로
한국교회 지붕 햇빛발전소 설치를 ...
9월 3일(월) 오후2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교...
신재생에너지로 90% 전력공급 가...
독자 설계 잠수함 건조
포천 평화나무농장 생명역동농업 산...
온생명살림 기행팀과 함께 평화나무 농장을 방문한 내용을 정리하...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
'호국대성사 서산대제'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서대문구 북가좌동 384-19, 성도빌딩 5층 | 전화 : 02-747-3191 | 편집인 010-8413-1415 | 제호 : 새마갈노
등록번호 : 서울 아03061 | 등록일 2014.03.24 | 발행인 : 양재성 | 편집인 : 류기석 | 청소년보호책임자 : 류기석
Copyright 2009 새마갈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sw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