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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해도 즐겁게 부자여도 좋아해라
‘인이란 효제(孝弟)다’라고 실천논리를 찾다
2016년 03월 10일 (목) 14:20:44 박석무 dasanforum@naver.com

『논어』를 읽다 보면 학문의 깊이와 의리(義理)의 무궁함에 무릎을 치며 탄복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한 대목만 보겠습니다.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가난하지만 아첨하지 않고, 부자이면서도 교만하지 않으면 어떤가요? [貧而無諂 富而無驕 如何]” 더 이를 데 없이 훌륭한 인격자임을 넉넉히 알아볼 수 있는 사람임에 분명합니다. 자공은 공자께서 그렇게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가 누가 있겠느냐면서, 절대적인 찬성을 해주리라 믿으면서 말했던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자의 답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옳은 말이기는 하다. 그러나 가난함을 즐길 수 있고, 부자이면서도 예(禮)를 좋아하는 사람만 같지는 못하다[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라면서 진리와 의리의 무궁함을 확실하게 예를 들어 설명해주었습니다. 공자야말로 자공의 수준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한 단계 더 높고 깊은 의리를 설파해주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주자(朱子)는 공자께서 자공에게 진리 위에 진리가 있고 학문 위에 더 의미 깊은 학문이 있어 의리가 무궁함을 자공이 알게 해주었다고 해석하였습니다. 주자 또한 공자의 본뜻을 제대로 이해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산도 경전(經傳)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새로운 의리를 발견하는 대목이 참으로 많음을 고백하는 글이 있습니다. “지금 세상에 『논어』를 제대로 연구하지 않는 사람은 사서(四書: 논어·맹자·중용·대학)에는 더 깊이 들어갈 분야가 없다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 여기에도 떨어진 볏단이 있고 저기에도 남은 이삭이 있으며, 여기에 거두지 않은 볏단이 있으며 저기에도 거두지 않은 늦벼가 있다. …… 어린 시절 새벽에 밤나무 동산에 나갔다가 갑자기 난만히 땅에 흩어져 있는 붉은 밤알들을 만나 이루 다 주울 수 없는 것과 같은 격이니 이를 장차 어찌할까요? (答仲氏)”라고 말하여, 모든 연구가 대체로 끝났다는 4서에 대한 연구를 깊이 하다 보면 엄청난 분량의 새로운 논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견해를 말하였습니다.

40권에 이르는 다산의 『논어고금주』, 9권의 『맹자요의』 등 사서 연구서를 보면 수많은 연구자들의 논리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새로운 이론과 견해를 열거해놓았는데, 그런데서 다산의 창의성과 주도면밀한 관찰력을 발견하기 쉽습니다. 우선 『논어』의 중심이 ‘인(仁)’에 있는데 공자는 “인(仁)은 인(人)이다”라고 했을 뿐인데, 주자는 “인(仁)이란 사랑의 이치(愛之理)이고 마음의 덕(德)이다(心之德)”라고 해석합니다. 다산은 공자의 인(人)에 접근하여 “인(仁)이라는 글자 자체가 사람이 둘이라 했으니, 두 사람(부자·군신·형제·부부·붕우 등) 사이에서 상대방에게 최선을 다하여 보살펴 주는 일이다”(논어고금주)라고 깊이 들어간 해석을 내렸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상대방에게 잘 해주는 일이다”라는 이론에서 행위의 개념을 도출해내는 해석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쉽게 ‘인이란 효제(孝弟)다’라고 실천논리를 찾아내기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글쓴이 / 박석무

· (사)다산연구소 이사장
· 실학박물관 석좌교수
· 전 성균관대 석좌교수
· 고산서원 원장
· 저서
『다산 정약용 평전』, 민음사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역주), 창비
『다산 산문선』(역주), 창비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한길사
『조선의 의인들』, 한길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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