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절, 부모가 계신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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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절, 부모가 계신 곳으로
  • 박철
  • 승인 2015.09.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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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은 이야기와 작은 일 이야기

장면 하나, 추석절, 부모가 계신 곳으로...

옛날에 우리나라에는 이런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때가 마침 한가위 보름달이 뜬 깊은 밤, 멀리 마을에서 개 짖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어머니를 등에 업은 아들은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몇 번이나 발을 헛디뎠다. 등에 업힌 어머니는 잠이 들었는지 아무 기척이 없었다.


늙은 노인을 산에 갖다 버리라는 국법을 따르기는 하지만 분하고 원통해서 그대로 주저앉아 통곡이라도 하고 싶었다. 산중턱을 지나자 얼마 전부터 눈여겨봐 두었던 조그만 바위굴이 나왔다. 아들은 그 안에 들어가 마른풀을 쌓은 한쪽에 어머니를 눕히고 작은 모닥불을 어깨를 덮어 드렸다. 그러자 또 눈에서 눈물이 어른거렸다.

"얘야, 어서 돌아가거라. 밤이 깊었구나.
" 어머니가 염려하며 나직이 말하자 아들은 무릎을 꿇고 입을 열었다.
"어머니, 이틀에 한 번씩 양식을 가지고 들르겠으니 부디 몸조심하십시오."
"괜찮다. 애들 먹일 양식도 부족할 텐데…. 걱정 말아라. 내가 알아서 산열매나 나무뿌리를 찾아 먹으마."

어머니의 눈에도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아들은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수가 없어 어머니에게 인사하고 막 동굴을 나가려고 했다. 그 때, 어머니가 아들을 부르더니 주머니에서 헝겊에 꼬깃꼬깃하게 싼 뭔가를 내밀어 손에 꼭 쥐어 주었다. 그것은 아내가 저녁마다 어머니의 간식거리로 드렸던 누룽지였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했다.
"얘야, 나를 업고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산을 내려가면서 먹으려무나. 게다가 넌 오늘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했잖니."

아들은 어머니 앞에 엎드려 오래도록 울었다.

하늘은 파랗게 높아만 가고 먼 산도 확 트여 이마 앞으로 다가온다. 맑고 삽상한 바람을 피부가 먼저 알아 사람과 사연들의 온기가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지난 계절의 꽃도 열흘 간 붉지 못했고 달마다 달도 차면 기울었다. 이 꽉 차 올라 더할 수 없이 좋은 때 텅 빈 계절을 준비하는 것이 추석이다. 노랗게 풍요로 물들인 들녘의 것들을 다시 대지에 다 나눠주고 빈손으로 이 계절은 겨울 속으로 간다.

추석이 내일 모레다 내일부터 민족의 대 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추석을 맞아 빈손으로 오면 어떠한가? 자식들의 손이 빈손이어도 부모는 섭섭하지 않다. 내 자식들이 객지에 나가서 힘들게 살다가 추석명절이라고 부모가 계신 곳으로, 자기가 자라난 고향으로 그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부모는 자식들이 말하지 않아도 그 고단한 마음을 다 안다.

추석을 맞아 고향 하늘에 떠오르는 한가위 보름달처럼, 달이 뜨면 피어나는 달맞이꽃처럼, 누이가 빚은 고운 송편처럼 우리네 삶의 환해지기를 빈다. 덧붙여서 고공에서 사투를 벌이는 노동자들이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어 땅으로 내려올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장면 둘, 작은 일이라도 허투루 해서는 안된다

오후 집을 나서 유엔공원을 걷고 텃밭에 올라갔습니다. 비온 후 배추랑 무는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무순을 솎아주고 집에 들고 와서 한참 다듬고 물에 담아 깨끗하게 씻는데 계속해서 흙가루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물에 다섯 번도 더 씻었는데 계속 흙알갱이가 나옵니다. 속으로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생각하다,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무순을 다듬고 씻는 일도 소중한 일이고, 이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은 없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허투루 해서는 안 된다 반성을 해봅니다.

서둘러서 저녁식사 준비해놓고 시청 생탁 택시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희망예배에 나가려고 합니다. 오늘 저녁, 제가 설교인도를 할 당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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