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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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가 보다
  • 이수호
  • 승인 2015.08.3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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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 3-41, 나의 기도, 나의 예배 준비

우리교회 3-41
가을이 오는가 보다


나는 골목 걷기를 좋아한다
우리교회가 있는 곳과 같은
아직 재개발되지 않은 동네의 골목길은 참 정겹다
좀 일찍 와서 예배시간을 기다리며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며
천천히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는 것이
나의 기도요 나의 예배 준비이다

   

오늘은 8월의 마지막 주일
골목 감나무 잎 사이로 하늘빛이 맑아지는가 하더니
그늘이 깊고 딴딴해졌다
그 그늘에 잠깐 들어와 8월의 마지막 햇살이 쉬고 있다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여름의 시간이 졸고 있다
물기 마른 바람 한 점 건듯 불면
가을의 시간이 와서 깨우리라
그래서 가을은 도회지 골목길을 돌아서 오는 모양이다
말없이 한 해의 결실을 다독거리는 모양이다
그런데 골목 하나 돌아서니 십자가 하나 보인다
또 다른 골목 2층집도 교회다
건너 상가에도 교회 간판이 몇 개 보이고
지하 계단도 교회입구이다
정말 교회가 많다
그 작고 큰 교회들이 모두 우리교회처럼 나름
교회공동체를 이루고 있으리라
간절히 기도를 드리며 따뜻한 위로도 받으리라
입 모아 찬송 부르며 음식도 맛있게 나누리라
오늘의 좋은 말씀 마음에 담고 살가운 작별도 하리라
생각하며 쳐다보는 골목길 감나무에도
몇 개 남은 감이 어렵게 익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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