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정의’를 위한 금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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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정의’를 위한 금식을...
  • 유미호
  • 승인 2015.08.2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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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생명 위기의 시대입니다

지금은 생명 위기의 시대입니다. 위기가 시작된 지는 오래입니다.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재난을 보면 그 상황이 절박한데. 문제는 상황에만 있지 않습니다. 상황을 일으킨 원인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인정하지 않은 채 응답하지 않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소리가 귓전을 때려도 모른 척하면서 지금의 풍요와 편리함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미 누려야 할 것 그 이상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의 상황과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 회개하며 함께 사는 길을 걷는 이들이 있어 기운을 냅니다. ‘기후를 위한 금식(Fast for Climate)’을 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기후 위기의 긴급성을 알리고, 그 해결을 위해 신앙적 실천적 행동 차원으로 금식하고 있는 이들로, 전 세계 종교인들에게 매월 1일 함께 금식할 것을 청하고 있습니다(http://climatefast.ca). 기후 변화로 인해 피해 받고 있는 이들을 생각하면서 금식하되,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 총회에서 각국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제대로 된 합의를 하게 하는 것이 구체적인 목표입니다. 그래서 올해 말 있을 파리 기후 총회까지의 기간을 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이번 기후 총회는 2011년 도출된 이른바 더반 플랫폼에 따라 정해진 마지막 협상일정이니만큼, 2020년 전까지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재정 지원방안, 그리고 2020년 이후의 '구속력 있는' 새로운 체제가 필히 합의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금식하는 이들 가운데는 지난 해 기후 총회가 열렸던 리마에서 출발하여 파리로 이동하고 있는 순례자들도 있습니다. 대체로는 매월 첫날 24시간을 금식할 것을 권면하는데, 모두가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달에 한 끼를 굶는 이도 있습니다. 음식이 아닌 다른 것 가운데 한 가지를 정해 ‘없이 지내는’ 이도 있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참여할 것을 권합니다. 소비와 생산 과정에 나오는 탄소를 줄이는 ‘탄소금식’ - 자전거를 타거나 걷고, 지역음식을 먹거나 포장을 거부하고, 남은 음식물 없이 지내기도 합니다. 때론 자신을 포함한 ‘기후 정의’를 위해 애쓰는 이들을 위해 중보기도하는 이들을 세우기도 합니다.

세계의 교회들도 하나님의 창조를 기억하며 이 일에 함께하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으로 함께 할 수 있을까요? 파리 기후 총회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으니, 이제라도 서둘러 한 가지씩 정해 금식을 선언해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혹 남은 4개월이 벅차다면 오는 9월 1일부터 10월 4일, ‘창조의 시간(Time for Creation)’만이라도 온전히 기도해보았으면 합니다. 1989년 동방정교회의 총 대주교에 의해서 선포된 ‘환경을 위한 기도의 날’인 9월 1일(동방정교회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로 한 해를 시작함). 카톨릭과 서방교회가 아씨시의 프란체스코를 기념하는 날인 10월 4일. 두 날 사이의 다섯 주간이 ‘창조의 시간’입니다. 2007년 유럽에큐메니칼회의에 의해 제안됐고, WCC 중앙위원회가 다음해 정식으로 채택한 기간입니다. 교회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교우들과 함께 ‘없이 지낼 것’을 정하여 함께 지키며 기후 정의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볼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무언가 없이 지내며 기도하는 순간, 각 나라에서 각자의 책임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 이행계획이 약속되고 실현되어 가게 될 것입니다. 아니 우선은 우리 스스로가 지금껏 살아온 방식을 회개하고 돌아서서 더불어 사는 ‘공생(共生)’ 길을 걸어야겠지요. 거대한 재앙 앞에서 우리의 애씀이 어리석고 무모해 보일지라도 그 길 위에 서 있음에 하나님이 ‘좋다’ 하시리라 믿고 말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온 생명이 함께 기뻐하며 찬양할 수 있게 되길 바라기에, 오늘 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일 계획을 세운 후 하루 금식을 합니다.

글쓴이 유미호님은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연구실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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