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어떤 씨앗 뿌리고 있는가?
상태바
그대는 어떤 씨앗 뿌리고 있는가?
  • 박철
  • 승인 2015.06.16 1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열매 안에 씨앗이 들어 있고 씨앗 안에 열매가 들어 있다

한 여인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시장의 한 가게가 새롭게 문을 열었다. 그 가게의 주인은 바로 신(神)이었다. 무엇을 파느냐고 묻자 신은 "당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은 모두 팝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여인은 "내 마음의 평화와 사랑과 행복과 지혜, 그리고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를 주세요." 신은 웃으며 "손님은 가게를 잘 못 찾아 오셨군요. 부인, 이곳은 열매를 팔지 않습니다. 오직 씨앗만을 팔지요."
 
짧은 글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네 인간들은 어떠한가? 항상 열매만을 얻으려 한다. 이것은 어리석은 고정 관념이리라.

   
▲ 나흘 전 텃밭에 루꼴라 씨앗을 뿌렸는데 루꼴라 새싹들이 힘차게 올라오고 있다.

나는 우리 집 늦둥이 은빈이를 통해서 많은 삶의 힌트를 얻는다. 어린 것에게 여전히 내가 강요하는 것이 있다. 그런데 어느 때는 은빈이가 툭 던지는 말이 나를 부끄럽게 한다. 내가 은빈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대부분 쓸데없는 고정관념일 경우가 많다. 그것이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인 아이들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나에게 던져본다. 이 화두를, 명쾌한 답을 얻기 위해 아이들에게 묻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요즘이다. 여러 겹 때 묻은 삶으로 덮여있는 모습들을 내 아이들에게 강요하며 살아온듯하여 그동안의 생활을 반성하려한다.
 
휘파람새가 울면 다른 새들은 조용히 그 소리를 들어준다고 한다. 하여, 옛 선인들의 지혜를 빌어 회초리를 보자기에 싸서 장롱 깊숙이 넣어둠을 실천한다. 그리하여 매로 다스릴 일이 있어도 세 번 생각하는 너그러움을 가지려한다. 아이들을 야단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다스려야 함을 배운다.
 
시야를 넓혀 내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려 조용히 기다린다. 이 기다림은 행복이며 즐거움이 된다. 반영적 경청자(Listener)가 되려는 나의 기다림은 자기중심적이고 권위적이었던 옛 버릇을 점점 사라지게 한다. 그리하여 그 기쁨은 커져 가는 상현달 같다. 자연과 벗하려 노력하고 사랑을 깨우치려 하니 내가 바뀐다. 내가 바뀌면 아이들도 활기차고 밝아진다.
 
나 또한 삶을 모나지 않고 둥글게 살아갈 힘을 얻었다. 이제는 덩치 큰 어른으로 살아가기보다 조그만 몸짓으로 그들 속에 존재함을 기뻐할 것이다. 풍성한 가슴을 지닌 어른이 되어 즐거운 삶을 공유하는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려 한다. 그리하여 아이들에게 존경이 포함되어있는 사랑을 받고 싶다는 생각까지도 하여 본다.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 시대의 한 아버지의 생각 바꾸기는 이렇게 완성되어간다. 삶이 주는 고마움이다.
 
어깨 넓은 버팀목이 되어주는 아버지도 좋겠지만, 자생력을 지닌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아빠가 되려 한다. 이 변화된 생각을 스스로 뿌듯해 하며 자부심까지 느낀다. 그리하여 한층 맑고 푸른 하늘을 받아들이며 긴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열매를 얻으려고 하기 전에 먼저 씨앗을 뿌려야 한다. 열매 안에 씨앗이 들어 있고 씨앗 안에 열매가 들어 있다. 그것을 볼 줄 아는 것이 신앙이다. 나흘 전 텃밭에 루꼴라 씨앗을 뿌렸는데 루꼴라 새싹들이 힘차게 올라오고 있다. 시방 그대는 어떤 씨앗을 뿌리고 있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