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가위 주일 예배 시작 징소리가 울리고 “주님은 대대로 우리의 거처이셨습니다.
이런 문제가 나름 명쾌하게 정리될 걸 생각하니 괜히 나도 모르게 신이 나는 것이었다
누가 알아줄까 아니 알기나 할까 알까 두려워 도둑질하듯 살금살금 아닌 척하며 누구는 화장실 청소를 하고 ...
나는 골목 걷기를 좋아한다. 우리교회가 있는 곳과 같은 아직 재개발되지 않은 동네의 골목길은 참 정겹다
교회 분위기가 쳐져 있었다 왠지 성가대 찬양도 맥이 좀 빠진 것 같고 뒤에서 바라보는 교인들의 뒷모습이 추레해 보이기까지 했다
맑은 물이 제법 흘러 계곡 물소리가 좋았다 적당한 나무그늘 맞춤한 바위에 앉아 발을 담그고 마주 앉은 친구와 두런두런 얘기도 하며 물소리는 끊어졌다
무더위는 식을 줄 모르고 매주 우릴 태우고 가는 아들네는 이국 하늘 아래 있고...
예배를 시작하는 징소리가 작은 우리교회에 울려 퍼질 시간 우리 부부는 포항 가는 우등고속버스 푹신한 의자에 몸을 묻고 있었다
이래저래 바쁘고 피곤한 현대인의 삶 한 주일을 정신없이 보내고 맞는 일요일 지친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멍 때리고 누워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그냥 보내고도 싶고...
긴 가뭄 끝에 비가 왔다 비를 맞으면서도 기분이 좋은 눈치다 그래도 우산을 털며 지하계단으로 내려서는 교인들은 걱정이다
청년 예수를 닮아 비유의 설교를 좋아하는 우리 목사님 교회 성장을 자기 몸에 비유한 것은 참 절묘했다
오늘은 주일 아침 평소 같으면 아침산책 겸 운동하러 뒷산으로 나서는 시간 오늘은 웬일로 지리산 자락 어느 고추밭 가에 서 있다
곁에 있으면 그러려니 하는 사람도 아니 때론 불편하기까지 한 사람도 없어 보면 안타깝고 안 보이면 그립다
오늘은 우리교회 식구들 오랜만에 외식을 했다. 솜씨 좋으신 우리 목사님이 매주 차리는 설교의 맛은 늘 먹어도 언제나 맛있는 어머니 찌개 맛이다
내 남은 삶이 다른 누구의 삶을 조금이라도 알차고 기쁘게 해 주는 그런 남에게 보너스가 되는 여생을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