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가져온 폭우와 장마의 원인을 두고 공방이 오고간다. 한쪽에서는 기후위기 때문이라고 진지한 반성도 하고 있다.그러나 기후위기란 말을 사용하려면 보다 쉬운말을 써야 한다. 기후위기가 문제라면 해법은 무엇인가?전문가들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간단한 논의로 시작될 사안을 복잡하기 짝이 없는 전문용어 생성기라도 가진듯 일반인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바꾸고 있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대중이 참여하는 해법보다, 정치계, 과학계, 법조계, 경제학계 전문가의 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회적 역동성을 퇴

모습은 낯설어도 이름은 설지 않은 친구를 만났다. 마을 꽃밭에 바랭이가 가득해서 제초작업을 시작한 아침에 낮선 여인이 왔다. 50년 전 친구 명화다. 명화의 별명은 까치무릇, 내 별명은 무릇이었다. 군것질 할 것이 별로 없던 어린시절이 생각난다.옆집에 함께 살았던 명화는 소꿉친구였다. 밥상을 차리면 나는 무릇의 비늘줄기(알뿌리)를 캐왔다. 날로 먹으면 혀가 아리고 써서 그만 퉤퉤하고 뱉어 버릴 수 밖에 없다. 명화는 투덜대며 일어나서 까치무릇을 캐왔다.쪽파 대가리보다 좀 작게 생긴 산자고 비늘줄기다. 맛이 밍밍하고 끈적끈적하지만 달

막바지 장마가 대전 일부 지역을 흠뻑 적셨습니다. 생애 첫 경험을 한 시민들의 당혹스런 고통에 위로를 전하며, 관측 이래 가장 길고 수량이 많은 장마라는 기상이변을 이번에 경험합니다. 내년에 어떤 장마가 우리를 찾을까요? 작년 눈이 없는 겨울, 걷잡을 수 없는 나방 애벌레 공격, 그리고... 무엇일까요? 하나 같이 전에 없는 일이었습니다. 기후온난화가 원인이라는데, 우리는 경각심 따위를 모르고 지냅니다.장마가 지나간 제주도는 한낮 섭씨 33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된다는데, 곧 남도가 그렇고, 제가 사는 인천도 맹렬한 더위에 낮닥뜨려야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일상을 어떻게 열어야하는지 고민하는 유튜브, 그 세번째 영상이 완성돼 올라갔습니다. 그 영상에서 토론과 논의하는 단골손님인 저도 당연히 공유합니다.돈, 명예, 서열, 성공, GNP, 선진국, 1등을 추구하는 남성적 가치는 코로나19의 준엄한 경고를 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상은 여성이 열어가야 한다고 믿는 저는 남성 영역 정치권에서 힘겹게 여성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홍미영 선배의 의지를 지지합니다....세번째 영상에서 저는 과감하게 대학, 은행이 사라져야 코로나19와 그보다 강력한 감염병에서 지금보다 자유로운

여름의 중심 8월, 농부의 달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자연풍경과 식물, 나무에 대한 소개보다는 앞으로 코로나 19 이후와 기후변화 등의 위기로부터 생존할 수 있는 대안을 상상해보고자 합니다.우리는 지금 코로나 19로 인한 전염병 범유행(팬더믹, pandemic)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인 WHO 긴급위원회는 현지 시간으로 8월 1일 현재, 여전히 “코로나 19가 장기화할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국제적 비상사태 유지’를 선포했습니다.이는 그동안 줄기차게 인간중심의 세계관, 인간 욕망을 무한대로 확대한 개발과 발전의 도시

전국이 무분별한 태양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사업을 둘러싼 주민과의 갈등은 물론 청정지역 내 태양광 사업이 과연 적합하냐는 의문과 사업 인허가 과정 또한 특혜 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기에 친환경적이어야 할 재생에너지 보급정책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최근에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1리 마을 주변에 상업용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서려는 기반공사가 진행되면서 인근의 산림 수목과 하천 생태계를 심하게 훼손하는 등 자연경관을 해치고, 집중 호우시 토사 유출로 인한 농경

1. 기도- “생명의 주님. 오염된 물, 더럽혀진 공기,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 가운데에서 주님의 피조물을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도우소서.” 각주*전 세계적으로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은 약 83억 톤. 이 가운데 63억 톤이 쓰레기로 버려졌다. 버려진 것 가운데 재활용된 것은 단 9%뿐. 매립되거나 소각된 것까지 해도 겨우 20%일 뿐이고, 나머지는 산과 강, 바다에 버려졌다. 1분에 쓰레기 차 한 대 분량씩 매년 1200만 톤이나 되는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2050년이면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

-다큐멘터리 을 보고‘찬핵’을 이해하려면···​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유튜브에서 무료로, (영상 앞과 중간에 붙은 광고들도 없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서 판권을 사들였다고도 하고, 2013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상영돼 큰 인기를 모았다고도 한다. 내가 직접 확인한 건 아니지만 그저 맹랑한 풍문만은 아닐 것이다.​은 찬핵/친핵(pro-nuclear)을 주장하는 영화다. 어머나, 깜짝이야, “모두가 골고루 풍성한 삶을 살기까지”를 표어로 삼고 있는 여기

알프스하동프로젝트는 공공 150억 원·민자 1500억 원 등 165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0∼2024년 5년간 지리산 화개∼악양∼청암면 산악열차 15㎞와 모노레일 5.8㎞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형제봉 정상에는 알프스힐파크호텔을 건설하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사회적 타협 방식인 ‘한걸음 모델’의 3대 과제로 해당 프로젝트를 선정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하동군이 추진하는 지리산 산악철도를 지원하고 나섰다. 현재 사업지역인 지리산 형제봉의 경우 ‘산지관리법’의 규제에 따라 사업 자체가 불가능

비 그친 오늘 하얀 구름과 대비한 하늘이 파랗습니다. 모처럼 상쾌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어젯밤 제 집에서 보이는 '송도테마파크' 부지는 맹꽁이들 울음소리로 우렁찼습니다. 녀석들도 대안이 없었을 테니, 사생결단이었겠죠. 회색도시에 찌들어 그런가요? 저는 맹꽁이 소리가 좋던데, 저와 다르게 생각하는 분도 많을 겁니다.테마파크를 앞세워 아파트를 지으려던 국내 굴지의 건설업체 부영은 부지에 비위생적으로 매립된 생활쓰레기가 나오자 약속과 다르게 주춤합니다. 저는 사업이 계속 지체되었으면 좋겠더군요. 하지만 이재에 밝다는 부영건설이 그럴 리

김종철 선생님 별세 이후 한동안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직 믿고 싶지 않은데, 일이 밀려오니 버겁습니다. 그래도 기운을 내야 선생님에게 누가 되지 않겠지요. 최근호에 게재된 글을 잇겠습니다. 또 코로나19 이야기를 했습니다. 책임 소재를 놓고 미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에서 날선 공방이 이어지고, 인종차별 행태가 벌어집니다. 지역은 슈퍼전파자로 지목된 이를 비판합니다. 한데, 저는 화풀이로 보입니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걸까요?우리 삶의 약한 고리를 놓치지 않고 공격하는 코로나19가 무슨 경고를 하는 걸까요?

비닐봉투는 점점 줄어들고 있나요? 마음이 꺼림칙해 사용을 덜 하려 하지만 어떤가요? 불편하신가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닐과 플라스틱에 익숙해진 사회에서 줄이는 게 쉽지 않습니다.전혀 썩지 않는다는 점, 이미 생태계를 돌이킬 수 없게 교란할 정도로 널렸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한데 삭아 눈에 보이지 않게 나누어진 비닐과 플라스틱은 세포막을 통과하며 생물의 번식을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석유를 가공하는 그 제품은 석유 고갈을 앞둔 시점에서 귀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대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우리나라가

요즘 충청북도 사과 과수원을 중심으로 '과수화상병'이 심각하게 전파된다고 합니다. 코로나19처럼 조용하게 전파되는 까닭에 대비할 겨를이 없다는데, 세균이 원인이라고 하네요. 2015년 안성 배 과수원에서 시작돼 5년 만에 전국 사과 과수원의 1%를 오염시켰다는데, 순식간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는 모양입니다. 코로나19를 생각하며 자본이 지배한 농업의 안타까운 현실을 가톨릭 웹진, 에 기고했고, 그 글을 잇습니다.이윤을 최대로 살핀 극단적 효율화는 농작물, 과일, 가축의 타고난 유전자를 단순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서울수도권 & 강원 & 광주전남 세 곳에서 진행되는 환경선교사 과정과 온라인그린스쿨, 그리고 청년들과 함께하는 생태리더십아카데미 등이 진행됩니다.코로나19로 모이기 힘든 때이지만, 멈춘 자리에서 함께 공부하고 기도함으로 코로나19이후의 삶을 준비해가게 되길 소망합니다. 1. 서울수도권 "환경선교사" 과정http://pf.kakao.com/_rmExdC/52645464- 신청 : https://url.kr/hlkESr- 일시 : 8월 10일~25일(3주간 월,화 1교시 오후 1시~2시40분/ 2교시 3시~4시20분- 장소 : 새문안교

이야기 하나, 지난주 고흥 바닷가 마을 낮은 길가 언덕에 진분홍 화려한 빛으로 꽃을 피운 송엽국을 만났다. 송엽국이란 소나무 잎과 같은 국화꽃이라는 뜻이다.송엽국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다년생 다육식물로 내한성이 좋고, 5월~6월부터 가을까지 꽃의 개화기가 길어 사막의 보석이라는 별명이 있다.특별히 가꾸지 않아도 가장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 야생화로 바닷가 에서 살아가는 식물 중 내가 좋아하는 꽃이다.이야기 둘,이어 허브실험재배지에서 만났던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사과 향을 풍기는 이주식물 캐모마일 저먼과 로만을 소개한다.유럽과 지중해

올 모내기에 물은 부족하지 않을 거 같다. 봄 가뭄이 지나더니 여름이 본격화되기 전인데 비가 제법 내린다. 봄비가 많으면 풍년이라고 했던가? 습기가 충분하면 들판만 아니라 산록도 머지않아 짙푸를 텐데, 1980년대 6월 대학가 주변 도로에 살벌한 현수막이 걸렸다. “간첩은 녹음기를 노린다!”“선생님, 간첩이 왜 카세트를 노려요?” 4층 생물학과 사무실에서 보이는 대학가와 교문 주변의 아스팔트는 어제 나뒹굴던 최루탄 파편과 함께 메케함과 하얀 자국을 흩뿌려놓았다. 교문 밖 건물의 그늘에 노곤한 전투경찰이 하얀 헬멧을 기울이고 잠들었는

우리의 산과 바다, 강과 들판을 보면서 천국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 땅에 와 있다는 느낌을 가졌다.하나님의 뜻을 바로 알고 살아가려는 분들이 살아가는 땅, 지금의 종교적인 삶이 아닌 예수의 삶을 따라 살아내려는 삶 속에 천국은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지난주 수수한 매력을 가진 우리 들꽃과는 다른 강렬함이 돗보이는 라벤더를 바닷가 언덕에서 만났다. 우리나라에 이주민이 있듯이 이 땅에도 이주식물이 많이 있다는 것도 느꼈다.위험하고 더럽고 어려운 3D 업종인 농업과 그 일을 담당하는 농민을 대신해 라벤더가 경관과 아로마 향기로

지난주 휴가를 이용하여 미루고 미루던 고흥군 도양읍 장계리 신흥마을로 귀농한 지인의 라벤더 농장을 방문했다.푸른 바다와 녹색의 숲 그리고 보랏빛 라벤더가 주는 색감과 더불어 아로마 향기가 어우러져 환상의 풍경을 만들고 있는 '이곳이 천국인가'하는 착각을 일으켰다. 우리의 농촌에서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경관 농업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하지만 조금만 주변 마을을 들여다보면 무분별한 콘크리트 구조물들로 삭막하다. 우리나라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대부분의 마을과 외딴 섬마을들은 농촌보다 더욱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문화적 가치는

를 읽고​기후우울증이 책 는 작년 8월에 나왔다. 9월 21일 대규모 기후행동을 앞두고 전격 출간되었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자 하는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그레타 툰베리의 얼굴이 그려져있는 책표지가 매우 인상적이다. 나는 머리말에서 특별한, 의미있는 단어 하나를 발견했다. ‘기후우울증.’기후위기에 대해 아무리 말하고 또 말해도 ‘기후침묵’에 가로막혀, 생존을 위해서 행동해야 할 시간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느슨한 채식을 하기까지 ​20년쯤 되었을까?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창3:19)’는 말씀을 받으며 성찬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흙에서 생명운동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을 때여서, 말씀이 특별하게 받아들여졌다. 주말농장에서 짓던 농사에서 만지던 흙은 만질수록 자신이 틔워낸 생명을 통해 맑은 공기와 초록의 향기, 그리고 먹을거리가 되어주었다. 결국은 창조의 섭리에 따라 내 삶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게 해주었다. 그러다 창조의 은혜를 누린 몸이 이 땅 동식물의 아픔과 괴로움을 공감하는데 둔한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회개의